잡스도 알트먼도 '독선'이 퇴출 불렀다…차이점은 'AI리스크'
샘 알트먼 오픈에이아이(OpenAI) 창업자의 퇴출은 1985년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30세에 쫓겨난 스티브 잡스의 사례 이후 가장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혁명을 몰고 온 챗GPT의 발명가가 운전석에서 내쫓겼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포춘은 잡스가 희대의 발명이라고 할 수 있을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를 만들고 나서 자신의 창업지에서 쫓겨나 다시 복귀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고 기록했다. 잡스는 10년 후 애플이 위기에 빠져있을 떄 돌아와 다시 세상을 뒤집은 디바이스인 아이팟을 만들었고 다시 이를 수년 내 아이폰으로 발전시켜 인류의 역사를 다시 썼다.
블룸버그 기자인 에쉴리 반스는 "이 일은 아이폰이 역사상 가장 잘 팔리는 컴퓨터가 된 후에 애플이 스티브 잡스를 해고한 것과 같다"고 비교했다. 실제로 알트먼은 AI가 주도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을 이끄는 슈퍼스타 CEO(최고경영자)였다. 하지만 기술 창업자로서는 비정상적으로 알트먼은 오픈AI에 대한 지분이 없었기 때문에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페이스북(메타) 창업자들처럼 강력한 유형의 통제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다른 기술 리더들과 달리 사실 알트먼의 명성은 뛰어난 엔지니어링 능력이 아니라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능력과 야심 차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술에 대한 투자의지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알트먼은 스티브 잡스와 부인할 수 없는 유사점이 있다. 그것 이른바 '독선'이라고 불릴 수 있는 카리스마적 리더십 혹은 하향중심의 의사소통이다. 잡스는 1976년 그가 21세였을 때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설립했고 4년 후에는 2억 달러의 가치를 누렸다. 이듬해 잡스는 타임지(Time) 표지를 장식했다.
잡스는 30세부터 펩시에서 마케팅 역할로 영입한 존 스컬리와 함께 공동 CEO로 애플을 운영했다. 그러나 그의 강한 성격과 완벽함을 향한 집요함은 스컬리는 물론 다른 이사회 멤버들과 자주 충돌했다. 당시 이사회 멤버에 따르면 잡스는 통제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스컬리도 이후 회고록에서 잡스를 '광신자'라고 말하며 "그의 비전이 너무 순수해서 그 비전을 세상의 불완전함에 수용할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17일 알트먼이 기습적으로 해임된 이후 이사회 의장이던 그렉 브로크만도 스스로 사의를 밝혔다. 브로크만은 소셜미디어 X에 "알트먼과 나는 오늘 이사회가 한 일에 충격을 받고 슬프다"고 썼다. 그에 따르면 오픈AI 공동 창립자이자 개발자인 일리야 수츠케버가 퇴출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츠케버는 금요일 정오에 이사회와의 화상 회의에 알트먼에게 참여하라고 요청했고 거기서 해고를 알렸다.
오픈AI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브로크만은 리더십 개편의 일환으로 회장직을 박탈했지만 이사회는 그를 직원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이후로 세 명의 선임 개발자가 회사에서 더 사임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에는 창업그룹 가운데 수츠케버만 남게 됐다. 본래 창업그룹이었던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와의 이해충돌 가능성으로 2018년에 이미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머스크의 퇴출 역시도 권력 투쟁의 결과였다는 분석이 있다.
오픈AI 이사회에는 수츠케버 이외에 쿼라 CEO인 아담 디안젤로와 랜드 코퍼레이션 개발자인 타샤 맥컬리, 조지타운대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전략 이사인 헬렌 토너가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알트먼이 오픈AI의 '인류에 유익한 목적'이라는 사명에서 너무 멀리 벗어난 항해를 해온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태생부터 비영리 법인이던 회사에 자회사로 영리법인을 만드는 꼼수는 내고 사업화, 수익화를 위해 페달을 세게 밟던 그가 정작 기술의 위험성을 인지한 개발자들에 의해 퇴출된 거라는 분석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알트먼의 퇴출은 스티브 잡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나타낼 수 있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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