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자기주도학습 습관 들이는 기회로 만들자
공부 잘하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어
시행착오 불가피…초등생 때가 적기

방학은 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여유를 준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충분히 휴식하면서 학습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신체적으로 성장할 기회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여름방학 기간은 3주 남짓으로 겨울방학보다 상대적으로 짧으며, 더운 날씨에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고 야외 활동도 많다. 그럼에도 목표와 계획만 잘 세운다면 충분히 후회없는 방학을 보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예습과 복습 등으로 학습적인 역량을 키우기보다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도록 하는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잡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그 방법들을 소개한다.
자기주도학습이란
말 그대로 학생 스스로 하는 공부를 말한다. 학습 참여 여부, 학습 목표, 학습 시간, 학습 프로그램, 학습 결과 평가 등 학습의 전체 과정을 본인의 의사에 따라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해 실천하는 학습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학원을 열심히 다니면서 학원 숙제만 하거나, 부모가 내준 (일일) 과제 또는 자율학습만 하는 경우라면 자기주도학습이라고 할 수 없다.
‘초등 자기주도 공부법’을 쓴 이은경·이성종 교사는 “초등 자기주도 공부법은 결국 아이가 자신에게 잘 맞는 공부법, 현재 자신의 공부 수준과 위치, 뛰어난 부분과 부족한 부분 등에 관해 파악하고 채워나가는 과정”이라며 “나를 알아야 달려가야 할 때, 쉬어야 할 때, 파고들고 되짚어야 할 때를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한 이유는 학습적인 성과 외에 책임감과 독립성, 효율적인 시간 관리 능력을 키워주기 때문이다. 목표가 없는 아이는 잘 가고 있는지 몰라 스스로 흔들리고, 비교하다 좌절하기 쉽다. 반면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가진 아이들은 학습에 대한 동기를 스스로 부여해주기 때문에 공부 과정에서의 문제 해결 능력과 학습에 대한 열정이 지속되며, 궁극적으로 ‘공부를 잘 하는 아이’로 성장하게 만든다.
‘학년이 오를수록 성적도 오르는 초등 공부의 정석’을 쓴 박은선 교사는 “지혜롭게 공부 실력을 내보이는 아이들,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지능이나 유전의 영향이 아니라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얼마만큼 공부해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안다”며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마라토너가 몸을 만들 듯 공부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천천히 느긋한 마음가짐
방학은 초등학생 자녀에게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적기다. 중·고등 시기와 달리 공부의 목표가 대학 입시가 아니라 인생 전체를 위한 경험과 배움의 시기다. 조금은 느긋하게 천천히 나아갈 수 있고, 실패해도 괜찮은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 습관을 바로잡고 자기주도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퀀텀 점프하는 엄마표 방학 학습법’을 쓴 황미용 작가는 “방학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만드는 절호의 기회로, 선행학습보다는 올바른 생활 및 공부 습관을 만드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다”며 “방학 기간 동안 충분한 시행착오를 거쳐 아이의 생활 습관과 학습 습관을 잡아 놓으면 그 습관이 에너지가 돼 어느 순간 퀀텀 점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내 자녀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조금만 어려우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해버린다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선택적으로 기억한다거나, 학원이나 학교에서 자신의 상황을 과할 정도로 낙관적으로 보거나, 학업 성취를 위해 부모가 당근과 채찍을 사용하더라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스스로 하려는 의지가 없는, 성취 욕구가 낮은 아이에 속할 확률이 높다.
이은경·이성종 교사는 “자기주도공부는 어느 날 아침 책상에 앉아 갑작스럽게 시작되지 않으며, 완전히 자리잡는 데까지 2~3년은 걸릴 것”이라며 “조금 느긋하게 마음먹고 이번 여름방학 때부터라도 시작하면,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천천히 자연스럽게 아이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주도학습은 네 가지 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 : 마음먹기 - 목표 설정하기(동기부여) △2단계 : 도전하기 - 공부 계획 세우기 △3단계 : 실천하기 - 과목별 실전 공부 △4단계 : 돌아보기 - 평가하기, 점검하기다.
이 중에서 첫 단추인 ‘동기 부여’가 자기주도학습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모와 아이가 마주 앉아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공부를 잘하면 뭐가 좋은지’ ‘꿈과 공부는 어떻게 연결되는지’와 같은 공부·꿈·목표에 관해 적극적인 대화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은경·이성종 교사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수정하고 완성해야 비로소 초등 자기주도공부의 걸음마가 시작된다”고 했다.
자기주도학습 이렇게
그 다음으로는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워보는 일’을 연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왜 해야 아는지를 깨닫고 나면 아이들은 떠밀지 않아도 공부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나선다.
이은경·이성종 교사는 “초등 저학년 때에는 부모가 일부 도움을 줄 수 있지만, 5학년 정도 되면 공부 계획을 아이가 세우고 전 과목을 아이 주도로 공부하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며 “특히 학원 수업에 익숙해진 경우 선생님이 풀어준 문제를 직접 푼 것으로 착각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쉴 시간+놀 시간+책 읽을 시간+배운 것을 스스로 익힐 시간이 확보되어야 학원 수업을 듣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학원 수업이라는 형태의 공부 역시 자기주도공부라는 탄탄한 토대 위에 얹어야 효과가 배가된다는 뜻이다.
부모는 아이가 미래와 목표를 명확하게 그릴 수 있게 돕는 사람이다. 목표가 없는 아이는 잘 가고 있는지 몰라 수시로 흔들리고, 비교하다 좌절하게 된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아이 눈에 뚜렷하게 보이는 목표가 필요한데, 그것을 보여주고 걸음을 뗄 수 있게 지지와 격려를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처음부터 잘할 리 만무하고, 시행착오는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한다. 부모가 욕심을 버리고 아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하는 이유다.
황미용 작가는 “처음부터 자기 스스로 하는 아이는 없으며, 자기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려면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아이가 원하는 것과 부모가 원하는 것의 비율, 즉 공부와 놀기의 비율을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아이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9, 2:8 … 7:3 등으로 정해서 실천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선택했으므로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습관이 몸에 밸 수밖에 없다. 아이가 자신의 목표를 성취했을 때에는 일종의 보상을 줄 수 있다.

아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공부 분량은 짧은 기간에, 매우 달성하기 쉽게, 끝이 훤히 보이도록 계획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하루 30분 책읽기(교과서 포함), 과목당 하루 2장씩 문제집 풀기, 영어단어 ○○개 외우기, 매일 일기쓰기, 스마트폰 사용 시간 (스스로) 정하기, 인터넷 강의 듣기 등이다.
자녀가 공부 계획을 세울 때, 부모가 관심 있게 봐야 하는 부분은 과목별 편차가 있느냐 여부다. 초등은 공부에 대한 기본을 닦는 시기이므로 좋아하는 과목과 싫어하는 과목을 구분할 것이 아니라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이라는 주요 과목에 대한 흥미와 재미를 잃지 않게 하면서 골고루 집중해 실력을 쌓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한 결과물에 대한 채점 및 평가의 과정 역시 아이가 직접 하도록 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체감할 수 있고 부모는 아이의 성숙도를 확인하며 자기주도공부의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 문제를 푸는 과정보다 채점을 하고 오답을 확인하며 개념을 재확인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독서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주도적으로 읽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습관이 되려면 60일 정도 꾸준히 읽어야 한다. 특히 사회와 과학의 경우 교과 어휘를 이해하고 교과에 나온 개념과 내용들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서라도 교과서와 별개로 다방면의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매일 한 줄이라도 글을 써보게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권장된다.
황미용 작가는 “사회와 과학 과목의 경우 방학 동안 다음 학기에 배울 내용에 해당하는 책을 선택해서 읽으면 자연스럽게 선행학습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며 “집 주변에 도서관이 있다면 날마다 또는 주 단위로 정해진 시간에 방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습관을 만들려면 시간 관리를 몸에 배게 해야 한다. 시간 관리법의 핵심은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학습량을 일정한 장소에서 공부하게 하는 것이다. 방학 중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구체적인 실천 시간까지 계획표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습관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휴식공간과 공부공간을 분리해주면 자기주도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침대와 책상을 다른 방에 배치하거나, 침대와 책상 사이에 커튼이나 파티션을 두는 방법이다. 책상의 위치는 창문이나 벽에 붙이기보다는 방문을 마주보게 하면 좋다. 시선이 자유로워질 뿐 아니라 내가 공간을 주도한다는 느낌을 줘 심리적인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자녀의 자기주도학습을 고민하는 부모라면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을 참고해도 좋겠다. ‘초등 자기주도 공부법’(이은경·이성종 지음, 한빛라이프)은 초등학교 교사 부부가 교실에서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아이와 그 방법과 이유를 몰라 헤매는 아이들을 오랜 시간 관찰하고 상담하고 지도한 경험을 토대로 실천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자기주도 공부법을 제시하고 있다. ‘학년이 오를수록 성적도 오르는 초등 공부의 정석’(박은선 지음, 체인지업)은 고등학교 교사인 저자가 다년간 학교에서 학년이 오를수록 실력을 발휘하는 학생들의 공부법, 자기 관리 습관, 정서 및 가치관을 살핀 내용을 토대로 해법을 녹였다.
이밖에 ‘초등공부, 스스로 끝까지 하는 힘-우리 아이 자기주도학습을 완성하는 8가지 솔루션’(김성효 지음, 해냄), ‘전교 꼴찌도 1등으로 만드는 혼공습관’(이채원 지음, 미다스북스), ‘초등 1학년, 스스로 공부가 시작됐다’(정예슬 저, 싸이프레스), ‘똑똑한 자기주도 학습법-초등학교부터 쭉 잘하는 아이는 어떻게 공부할까?’(이영균·김현미 저, 시대인) 등도 참고하기 좋은 책이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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