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헬파이어 제치고 비궁 택한 사우디"... 현지 대량생산 추진

중동의 안보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산 비궁 유도로켓의 현지 생산을 본격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방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미 수년간 비궁을 실전 운용해온 사우디가 단순 구매를 넘어 자국 내 생산 체제 구축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성능에 대한 만족도가 그만큼 높았다는 방증이죠.

LIG넥스원과의 협력 논의가 심화되고 있는 지금, 비궁 유도로켓이 중동 방산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비궁, 사우디 해군의 은밀한 선택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LIG넥스원은 비궁(수출명 '포니아드') 70mm 유도로켓을 사우디 현지 방산업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우디가 이미 몇 년 전부터 비궁을 조용히 도입해 실전 배치했다는 사실입니다.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는 홍해와 아라비아해 해역에서 운용 중인 고속정과 순찰정에 비궁 유도로켓을 주력 무장으로 탑재해왔습니다.

특히 UAE는 프랑스제 고윈드급 초계함과 자체 생산한 팔라즈급 전투함에까지 비궁을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죠.

공개되지 않은 물량이지만, 지금까지 두 국가에 수출된 비궁의 규모는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직도입에서 현지 생산으로, 패러다임의 전환


사우디의 이번 결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동안 사우디는 한국산 무기 체계를 완제품으로 직접 도입하는 방식으로 방산 협력을 진행해왔기 때문입니다.

천궁 방공미사일이나 천무 다연장로켓 등이 대표적인 사례죠.

그러나 비궁 로켓을 현지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은 방산 협력의 차원이 한 단계 도약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상당한 비용 투자가 필요한 결정입니다. 생산 시설 구축,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 복합적인 과정이 수반되죠.

그럼에도 사우디가 이러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자국의 방위산업을 실질적으로 육성하고, 외부 의존도를 낮추며, 대규모 비축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입니다.

비궁은 유도 시커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술 이전이 가능해 방산 육성의 시작점으로 적합한 무기 체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헬파이어 대신 비궁을 선택한 이유


사우디가 비궁에 주목하게 된 배경에는 실전적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운영하는 해상 드론과 소형 고속정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 체계로 사우디는 처음에 헬파이어 해상형 미사일을 검토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가 때때로 틀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산 무장에만 의존하는 것은 리스크가 컸죠.

헬파이어 미사일

무엇보다 가격 문제가 컸습니다. 헬파이어 미사일 기본형은 발당 3억 원이 넘으며, 해상형으로 개량한 버전은 이보다 훨씬 비쌉니다.

예멘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사우디로서는 해상뿐 아니라 지상에서도 화력 지원용으로 대량 소모할 수 있는 무장이 필요했습니다.

비싼 미사일을 쏟아붓기에는 부담이 컸던 것이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미국의 APKWS 유도로켓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미국에서 개발되어 기술 이전을 통한 대량 양산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결국 성능은 검증되고, 가격은 합리적이며, 기술 이전까지 가능한 비궁이 최종 선택을 받게 된 것입니다.

작지만 강한 무기, 비궁의 실전 가치


비궁 70mm 유도로켓은 대전차 미사일의 해상용 개량형보다 폭발력은 작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이것이 장점이 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이동하는 해상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면서도 다수의 표적에 동시 대응할 수 있어 가성비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새롭게 부상한 해상 드론 위협에 대응하는 데 있어 비궁만 한 무기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고가의 대함미사일로 저가 드론을 격추하는 것은 비효율적입니다. 대량으로 저렴하게 발사할 수 있는 유도로켓이 훨씬 효과적이죠.

비궁은 2017년 한국 해병대에 배치되어 해안포를 대체하며 운용되고 있으며, 미 해군이 요구한 까다로운 해상 운용 시험에서도 높은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발사 후 망각(Fire and Forget) 방식으로 작동해 유도 없이도 로켓 자체가 이동 표적을 탐지해 정확히 공격할 수 있습니다.

해상에서 운용 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해무나 안개, 전파 수신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레이더 유도 방식으로 표적을 제거할 수 있게 설계되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무인 시대의 완벽한 무장


비궁이 사우디의 마음을 사로잡은 또 다른 이유는 무인 플랫폼과의 궁합입니다.

비궁은 무인 수상정이나 해상 드론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개량되고 있습니다.

전장 2m 이하, 무게 14kg 정도로 일반적인 미사일보다 훨씬 컴팩트해서 많은 로켓을 한꺼번에 운용해도 공간이나 무게를 크게 차지하지 않습니다.

지상에서도 소형 전술 차량에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사우디군이 해안 경비를 위해 대량 도입한 소형 함정들이 지금까지는 기관총이 주력 무장이었는데, 비궁을 탑재하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화력을 갖추게 됩니다.

순찰정과 경비정이 유도 무기를 운용하게 되는 셈이니 전투력 향상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입니다.

LIG넥스원은 원래 미 해군을 위해 4연장 발사대만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우디가 대량 양산에 나설 경우 천무 다연장로켓처럼 12연장이나 24연장 등 대형 발사대까지 추가 개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무리 총이 많아도 총알이 부족하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듯이, 70mm 유도로켓이 다양한 무기 체계의 기본 무장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죠.

K방산의 새로운 도약, 비궁이 여는 미래


비궁 현지 생산이 확정될 경우, 이는 단순히 하나의 무기 체계 수출로 끝나지 않을 전망입니다.

사우디는 이미 천무 다연장로켓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으며, 탄약을 현지에서 양산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비궁을 시작으로 다연장로켓 탄약 사업도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사우디는 오일머니를 통해 유럽과 미국에서 고가 무기를 구매해왔지만, 방위산업 육성에는 실패했습니다.

완제품 도입만으로는 자체 생산 능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국과의 협력은 다릅니다.

기술 이전이 가능하고, 정치적 갈등이 발생해도 군수 지원이 중단될 리스크가 적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70mm 무유도 로켓은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유도로켓은 미국, 영국에 이어 한국이 개발에 성공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군과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가 미국이 이탈하면서 어렵게 국산화를 완성한 비궁이 이제 해병대 배치를 넘어 수출 시장에서도 빠르게 주목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폴란드가 도입한 FA-50 경전투기에 APKWS 유도로켓을 추가 통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상과 해상, 공중 모든 영역에서 가성비가 뛰어나고 유도 능력까지 갖춘 70mm 로켓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 해군이 아직 비궁의 대량 도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사우디가 먼저 움직이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죠.

사우디는 안보 불안으로 해군력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보입니다.

LIG넥스원도 이번 사업을 계기로 다양한 후속 사업을 추가로 제안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몇 년 전 사우디와 UAE가 비궁을 조용히 도입한 것이 첫 번째 수출이었다면, 이번 현지 생산은 규모 면에서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여 외신들까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비궁 유도로켓의 제2 전성기가 중동에서 시작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