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석유 최고가 손실 2주간 1조”… 정부는 출구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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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쟁 종결이나 유가 안정 시 석유 최고가격제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종료하겠다"고 말하자, 정유업계 안팎에선 정부가 지난달 13일 도입한 최고가격제의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정유업계에 따르면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3월 3, 4주 차(3월 16∼29일) 2주간 국내 주요 4개 정유사가 입은 손실액은 1조267억 원으로 추산됐다.
최고가격제로 인한 정유사 손실과 관련된 정부와 정유업계 간 시각차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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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화땐 4.2조 추경 넘어설 수도
정부-정유사, 손실액 계산법 달라
해외 주주들 “이익 침해” 소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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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가 지원금 접수 첫날 북적 27일 광주 광산구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신청하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날부터 카드사 홈페이지 등 온라인과 주민센터 및 은행 영업점 등 오프라인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신청이 시작됐다. 신청 첫 주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 출생 연도 끝자리에 따른 요일제가 적용된다. 지급 대상 여부는 ‘정부24’ 홈페이지나 행정복지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
● 장기화 시 추경예산 넘을 수도

정부는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해 주겠다며 추가경정예산으로 4조2000억 원을 편성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안정을 되찾지 못할 경우 올 상반기(1∼6월)를 넘기지 못하고 고갈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고가격제로 인한 정유사 손실과 관련된 정부와 정유업계 간 시각차도 적지 않다. 정부는 국제 시세가 아니라 원가 기준으로 정유사가 손실액을 제시하면 이를 검증한 뒤 최종 보전액을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원유를 정제해 수많은 제품을 뽑아내는 석유류의 특성상 휘발유와 경유의 원가를 ‘칼로 무 베듯’ 명확히 결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011년 이명박 정부 때도 ‘석유제품가격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원가 산정을 시도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발표 당시 분기별로 손실 보전을 해 주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적어도 6월까지는 손실액 산정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 유례없는 제도에 분쟁 발생 우려도
유례없는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에 정유업계는 향후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인 에쓰오일이나 지분 50%를 미국 셰브론이 가진 GS칼텍스의 경우 손실액 산정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외 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 이익이 침해됐다” 등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세금을 동원해 기름값을 억누르는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김 장관이 “이른 제도 종료”를 거론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유가 급등기에는 높은 가격이 자연스럽게 소비 수요를 억제하는데,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추다 보니 수요가 기대만큼 줄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부가 공개한 석유제품 판매량 추이에 따르면 최고가격제 시행 2주째인 3월 4주 차(23∼29일)에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이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김 장관은 이날 “석유 최고가격제는 개인적으로는 마뜩지 않은 대책이었지만 비상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유류세를 조정하는 한편 취약부문에 상승한 유가를 직접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석유 최고가격제는 인위적으로 시장 가격 상승을 억제해 국민들이 지금이 국가적 위기 상황이란 인식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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