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이 곁에 계실 때는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들이, 막상 빈자리를 마주하고 나면 사무치는 그리움과 뼈저린 후회로 되돌아온다.
세상의 모든 자식이 부모를 떠나보낸 뒤 공통적으로 느끼는 그 뜨거운 눈물 속에는, 살아계실 때 조금 더 다정하게 대하지 못했던 지난날에 대한 미련이 담겨 있다.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자식들의 후회 1위와 그 이유를 조용히 되새겨 본다.

부모님이 건네는 긴 이야기나 반복되는 옛날이야기가 귀찮아 알았으니까 바빠요라며 서둘러 전화를 끊거나 말을 잘랐던 순간이 가장 큰 회한으로 남는다.
늙으신 부모님은 그저 자식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용기를 내어 전화를 걸었을 뿐인데, 자식의 바쁨을 핑계로 그 정성을 외면했던 차가운 태도가 가슴을 찌른다.
이제는 그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자식을 무너지게 만든다.

좋은 곳에 모시고 가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겠다는 약속은 늘 다음에라는 말로 미뤄지기 일쑤였다.
부모님은 자식이 바쁜 것을 뻔히 알기에 짐이 되지 않으려 기다려주셨지만, 그 기다림이 영원할 것이라고 오만한 착각을 했다.
화려한 제사상보다 살아생전 따뜻한 밥 한 그릇 더 사드리지 못했던 그 소박한 순간들이 뼈아픈 불효로 다가온다.

부모님은 언제나 그 자리에 계실 것이라 믿고 나의 삶을 우선순위에 두느라 부모님의 노화와 병듦을 애써 외면했다.
병원 한번 제대로 모시고 가지 못하고 안부를 묻는 일마저 소홀히 했던 날들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벽이 되어 돌아왔다.
시간은 부모님의 건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냉혹한 진실을, 부모님을 떠나보낸 뒤에야 뒤늦게 깨닫는다.

평생을 바쳐 자식을 키워낸 부모님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표현 한마디를 왜 그렇게 아꼈는지 평생을 후회하게 된다.
쑥스럽다는 이유로, 혹은 당연하다는 듯 무심하게 보냈던 세월이 부모님의 마음속에 깊은 외로움을 남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그 따뜻한 말 한마디를 못 해 드린 것이 가슴 속 응어리로 남는다.

부모님을 떠나보낸 후 느끼는 이 깊은 후회는, 남아 있는 우리가 더 이상 후회하지 않기 위해 가져야 할 삶의 나침반이기도 하다.
부모님의 빈자리를 마주하며 깨닫는 것은 사랑은 내일로 미루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표현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오늘 곁에 계신 부모님의 손을 한 번 더 잡고,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는 것만이 훗날 우리가 가슴을 치며 통곡할 후회를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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