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일미군이 기지의 발암물질 오염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은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을 둘러싼 논란이 일본 사회에서 다시 확산되고 있다. 주일미군이 기지에서 발암성 물질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지만, 일본 정부가 이를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9일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이 보도한 내용이다. 오키나와현은 다섯 번째 현장조사를 신청한 상태다.

"기지가 원인이라고 강하게 추측"
주일미군은 2023년 12월 일본 정부에 오키나와현 가데나 기지와 후텐마 비행장의 소방훈련 시설에서 발암성 화학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을 포함한 거품 소화액을 사용한 사실을 전달했다. 또 이를 근거로 기지 주변에서 PFAS 농도가 높게 검출된 데 대해 "기지가 원인이라고 강하게 추측된다"는 입장도 전했다.

"발표문에서 삭제됐다"
그러나 일본 방위성은 지난해 12월 기지 오염과 관련한 미국 측 입장을 공개하면서 이 대목은 알리지 않았다. 샘플 조사의 평가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등의 이유로 오키나와현이 신청한 현장조사를 주일미군이 거부했다는 사실만 발표했다. 교도통신은 미국 측의 오염 판단 문구가 미일 정부 간 조정을 거치면서 최종 발표에서 삭제됐다고 전했다.

"혈중 농도는 전국 평균의 2.4배"
오키나와 미군기지 환경오염 논란은 오래 이어져 왔다. 2023년 기지 주변 주민 650명을 상대로 진행한 검사에서 혈중 PFAS 농도가 일본 전국 평균의 2.4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4월 후텐마 비행장에서는 PFAS가 포함된 거품 소화액 14만L 이상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오키나와현은 미군기지 내 조사를 앞서 네 번 요청했으나 모두 거부당했고, 올해 6월 다섯 번째로 신청했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현장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미국과 오고 간 상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주둔군 지위와 주민 건강이 부딪히는 지점이 다시 드러났다. (사진 출처=동아일보·다음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