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정조준해 2배 수익을 노리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반도체 대형주로의 역대급 자금 쏠림이 예고된 가운데 금융당국과 증권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막대한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며 일제히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시장의 기대감과 파국적 폭락 리스크가 동시에 공존하는 역대급 금융 상품의 등장에 자본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위기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8곳이 오는 27일 두 반도체 거인의 주가 상승 시 2배 수익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 등 총 16개 종목을 일제히 출시한다.
최근 반도체 업황의 강력한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해당 레버리지 상품에만 무려 5조 3천억 원에 달하는 역대급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고위험 상품 투자를 위해 필수적인 사전교육을 이수한 대기자 수만 7만 4천 명을 넘어서며 초기 흥행 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품 출시가 코스피의 중장기적인 대세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은 극대화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매일 일간 수익률의 배수를 맞추기 위해 장 마감 직전 포트폴리오를 강제로 조정하는 리밸런싱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시간대에 대규모 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상장 초기 5거래일간 극심한 수급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개별 주식의 하루 가격제한폭인 30% 변동 시 레버리지 상품은 이론적으로 하루 만에 최대 60%의 원금 증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더욱이 주가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횡보장세가 지속될 경우 기초자산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상품 원금은 갉아먹히는 음의 복리 효과 위험에 노출된다.
방향성을 잘못 예측할 경우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단기 차익만을 노린 묻지마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황이 험악해지자 금융감독원은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초강력 규제 장치들을 촘촘하게 발동하고 나섰다.
이번에 출시되는 상품들을 신용거래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고 상품명에 'ETF'라는 명칭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 조치했다.
또한 1천만 원의 기본예탁금 예치 의무와 함께 2시간의 사전 교육 이수 조건을 강제하는 등 엄격한 진입장벽을 가동해 개인 투자자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 이번 단일종목 2배 추종 상품은 고수익의 기회인 동시에 한순간에 자산을 탕진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첨단 반도체 기술의 성장성에 투자한다는 본래의 취지가 무색하게 변동성만을 쫓는 거대한 도박판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투자자들의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