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태국 사업 도전기…윤호영호, 27년래 진출 성공할까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사진 제공=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참여한 태국 에스시비엑스(SCBx) 컨소시엄의 라이선스 취득에 무게가 실렸다. 현지 당국 재무부의 승인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카카오뱅크의 진출이 확정되면 국내 은행 가운데 27년 만에 진출 사례를 기록할 전망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관련 승인을 받은 뒤 1년 내 본격적 영업 개시를 목표로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을 완성하고 모바일 앱 현지화, 포용금융 서비스 론칭 등을 바탕으로 고객 확보에 나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복안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국 재무부는 각 은행의 자격을 검토한 뒤 현지시각으로 19일 승인한 가상은행 목록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지와 국내 금융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포함된 SCBx 컨소시엄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국 가상은행은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과 같은 개념이다.

SCBx는 태국 3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시암상업은행(SCB)을 산하에 둔 태국 금융지주사다. 더욱이 SCBx은 태국 왕실이 23%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인가를 받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따른다.

카카오뱅크는 SCBx와 2023년 6월 가상은행 인가 획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2024년 3월에는 중국 텐센트가 지분 30%를 보유한 위뱅크가 합류했다. 카카오뱅크는 설립될 가상은행 컨소시엄에서 20% 이상을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될 예정이다. 지분율은 인가를 받은 뒤 결정된다.

윤 대표는 SCBx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지분투자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연임 뒤 첫 행보로 4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글로벌 핀테크 행사 '머니2020아시아'에 참여해 "카카오뱅크는 소비자 중심의 플랫폼으로 거듭나 은행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뱅크는 태국 중앙은행이 우수사례로 언급한 26주적금 등과 유사한 여·수신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모바일 앱을 구축 중으로, 이후 태국 가상은행 설립 취지에 맞춰 금융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태국 진출은 여러 가지 유의미한 점을 내포하는데, 특히 한국 인터넷전문은행 모델이 국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점이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태국 현지은행은 물론 이미 진출해 있는 일본계 은행(미쓰비시, 미즈호) 등과 경쟁 구도를 그릴 것인지, 낙오할 것인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 대표는 기 진출한 인도네시아의 슈퍼뱅크가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어 향후 태국 시장 진출에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칬다. 2023년 9월 10%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에서 올 1분기에 8억1900만원 지분법이익을 올렸다. 슈퍼뱅크의 이익 기여도는 아직 낮지만 공식 출범한지 1년도 되지 않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32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른 점이 주목된다.

태국 가상은행에서도 지분법 적용을 통해 이익을 분배받게 된다. 이밖에 기술 라이선스 수수료 등의 수익도 기대된다. 태국도 인도네시아와 같이 안정된 금융 인프라와 90% 이상의 스마트폰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어 인터넷은행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하게 된다면 태국의 금융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태국 내 금융 취약 계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더불어 그동안 국내 금융회사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태국에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대한민국의 디지털 금융 기술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태국 재무부는 3곳의 컨소시엄에게 가상자산 라이선스 허가를 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5곳의 컨소시엄이 들어왔지만 3곳을 허용하는 이유는 감독능력과 소비자 보호에 부합하는 적절한 수치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CBx와 걸프그룹(Gulf Group), 어센드머니(Ascend Money) 컨소시엄이 라이선스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상은행 라이선스의 핵심기준으로 금융포용을 내세우고 있고 은행 서비스 접근성이 낮거나 취약계층이 적절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승인된 은행들은 영업 준비 기간으로 1년을 확보하게 되고 2026년 은행 서비스를 출시해야 한다.

걸프그룹은 태국 국영은행 크룽타이은행, 어드밴스드 인포 서비스, PTT그룹이 팀을 구성했고 어센드머니는 태국 최대 모바일 결제 서비스 트루머니를 운영하는 핀테크 업체로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이 투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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