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1000만 명 찾았는데…” 30년 방치된 유령 건물의 현재 모습

출처 : 유튜브 채널 ‘올빼미 TV’

대천해수욕장 앞 흉물 아파트
IMF 외환위기로 시공사 부도
철거 비용만 약 100억 원 추산

한때 연간 1,000만 명이 찾았던 서해안의 대표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관문에 서 있는 고층 아파트 단지가 수십 년째 공사 중단 상태로 방치되며 지역의 흉물로 전락해서 충격이다. 해당 아파트는 IMF 외환위기 당시 시공사가 부도나면서 미완성 상태로 멈춘 뒤 이후 여러 차례 소유권이 바뀌었으나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지역의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남포면 일대 4만 7,616㎡ 부지에 들어선 ‘소라아파트’로 확인됐다. 지난 1994년 지상 15층, 총 1,230 가구 규모로 착공돼 당시 주변에서 볼 수 없던 15층짜리 최신식 아파트라는 기대감이 팽배했으나, 1998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시공사인 유성건설이 파산하면서 공정률 50%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이어 경향건설이 시공권을 넘겨받아 공사를 다시 시작하려 했으나 시행사인 한국부동산신탁과 함께 연쇄 부도로 무산되면서 건물은 최고 13층까지만 올라간 채 멈춰 선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한때 지역 발전의 상징으로 기대를 모았던 초고층 아파트가, 현재 콘크리트 외벽 곳곳에 녹슨 철근이 드러나고 무성한 잡초가 뒤덮은 ‘유령 건물’로 남게 된 것이다.

출처 : 네이버지도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유령 아파트’, ‘지역의 흉물’, ‘지역의 골칫거리’로 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소유권은 예금보험공사로 넘어가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예금보험공사가 미등기 건물 소유권 확인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2023년 3월 첫 공매 절차를 시작했으나, 민간 기업의 참여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보령시는 소라아파트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우범지대가 될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해 철거 또는 재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이는 소도시인 보령시가 자체 예산으로 철거 사업비를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는 해당 아파트의 철거에만 80억~100억 원, 재건축을 하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약 1,269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덧붙여 구조물 또한 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아 재활용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로 알려졌다.

출처 : 뉴스 1

이에 보령시는 충청남도에 지원을 요청하며 “소라아파트는 장기간 방치되며 도시 미관과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충남형 정비모델로 재정비가 필요하다”라고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보령시는 충남개발공사를 통해 타당성 조사를 거쳐 공공 매입 및 청년 주택, 근로자 기숙사, 스마트팜 교육장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업 방향이 정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하여 충남도 전역에는 소라아파트처럼 공사 중단 후 방치된 건물이 28곳이나 있어, 특정 지역에만 예산을 집중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출처 : 뉴스 1

이에 지난해 구기선 보령 부시장은 장기간 방치된 소라아파트와 관련해 ”채무자 등 이해 관계인에 대한 사업권 포기 및 양도증서를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하고 있고, 두 차례의 유치권과 관련한 소송 결과, ‘사업권 포기 및 양도증서’ 권리가 인용(승소)돼 법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낙찰자가 매입 후 추가 유치권 소송이 있을 수 있지만, 유치권 소송의 당사자가 될 수 없어 사업 추진에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 부시장은 “충남개발공사가 장기 방치된 소라아파트에 대해 타당성 검토 후 공공 매입을 통해 건축물의 리모델링 또는 재건축 등 사업 시행할 수 있다”라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문제로 꼽혔던 안전진단 결과 ‘C등급’으로 구조물의 노후화·안정성 위험으로 재건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에 대해 “활용 방안으로 철거 후 재건축(타운하우스 등) 또는 대규모 아파트 조성이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출처 : 뉴스 1

이에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소라아파트 문제에 대해 “보령시가 결정하면 도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보령시 주도의 정비 의지가 전제될 경우 충남도의 개입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당 아파트의 재건축 비용이 1,269억 원에 달한다는 점, 지난해 보령시가 4월 충남도로부터 철거를 포함한 공사 재개, 안전관리 등에 대해 공사 중단 건축물 정비계획을 통보받고 충남개발공사에 소라아파트 활용 방안 용역을 착수했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점에서 해당 아파트의 방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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