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간의 기억상실증이 발생해 남편을 못알아봤다는 이 분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기자간담회 현장
장윤현 감독, 추자현, 이무생 배우 참석
3월 14일 용산 CGV에서 <당신이 잠든 사이>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현장에는 장윤현 감독, 추자현, 이무생 배우가 참석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덕희’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1997년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접속>, 독특한 구성과 파격적인 스토리텔링의 하드코어 스릴러 <텔 미 썸딩>을 비롯 <썸>, <황진이>, <가비>를 연출한 장윤현 감독의 신작이다. 장윤현 감독은 <가비> 이후 중국으로 건너가 활동했다. 12년 만에 한국에서 작품을 선보여 화제의 중심에 섰다.
장윤현 감독은 “오랫동안 중국에서 활동했는데 팬데믹까지 겹쳐 활동 없는 것처럼 보였다. 팬데믹 상황 이후 영화를 다시 찍을 수 있을지, 극장에 사람이 모일지 걱정이 되더라. 절박함으로 시작했고 힘든 상황때문에 절실했었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열심히 작업했는데 (팬데믹이) 끝나고 보니 그때만큼 절박해 보이지 않더라. 첫 작품 <접속> 때가 생각나며 그때 감동과 고마움이 되살아났다”라며 오랜만의 한국 작업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는 깊은 우울과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상처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팬데믹 이후 접촉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처럼 소통에 관심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접속>이 PC 통신을 매개로 사람 사이의 원활한 소통에 중점 두었다면, 다시금 진정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당신이 잠든 사이>는 처음부터 멜로였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 초점을 맞추었다. 미스터리 로맨스라는 문구는 관객의 몰입을 돕기 위한 장치로 미스터리를 더했다”며 제작 과정을 털어놨다.
추자현 또한 중국에서 활동하다가 최근 한국 활동을 시작했다. 중국영화 <게임의 규칙> 이후 7년 만에 영화로 복귀했다. 추자현은 “스크린으로 제 얼굴을 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한국 복귀 때도 드라마만 찍었는데 신인으로 돌아간 느낌으로 열정적으로 작업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막연하게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게 마련이다. 40대가 되고 보니 더 나이 들기 전에 진정성 있는 멜로를 해보고 싶었다”라며 “영화 드라마 구분하지 않고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 마침 시나리오를 받고 연기 욕심이 생겼을 때라 참여했다. 사고로 인한 여러 가지 요소와 부부의 진정성 있는 러브스토리에 매료되었다”며 참여 소감을 전했다.
이무생은 성실하고 착한 남편이자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캐릭터다. 준석에 대해 “<접속>, <텔 미 썸딩>을 보고 자란 키드로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감독님과 자현 씨와 함께 하게 되어 든든했고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며 “아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비밀을 품고 무게감을 견뎌야 하는 남편이다. 너무 무겁거나 가볍지 않은 균형을 찾아야 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의 진폭이 파도처럼 흔들렸다. 다행히 감독님과 자현 씨가 잘 잡아주었다”라며 캐릭터 빌드업을 밝혔다.
추자현은 밝은 모습부터 기억상실로 괴로워하는 심정, 남편을 의심하고야 마는 모습 등. 감정 스펙트럼이 넓은 캐릭터다. 여러 사건을 겪은 덕희라는 캐릭터에 대해 “준석과 처음 만나는 달달한 장면 빼고는 모든 장면이 힘들었다. 어떤 연기를 해야 할지 계산이 되지 않았다. 접해보지 못하고 상상할 수도 없는 상황이 한꺼번에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이성적으로 연기하면 가짜같이 보일 테고 그렇다고 너무 몰입하다 보면 스크린에 담길 모습이 두려웠다. 그래서 찾은 대안이 현장에 몸을 맡겼던 것 같다”며 연기 주안점을 설명했다.
장윤현 감독은 “두 배우의 힘든 과정을 봤었기에 이 감정을 관객에게 잘 전달했는지 저도 불안하다. 두 배우의 호연이 영화 전체를 차지하고도 남는다. 저는 그저 현장에서 둘에게 카메라를 들이밀어 담기만 하면 되었다. 촬영 때도 제가 많이 울었는데 오늘도 울까 봐 영화를 보지 못했다. 저의 감정이 관객들에게도 따스하게 전달되길 바랄 뿐이다”라고 답했다.
두 배우 캐스팅에 대해 장윤현 감독은 “두 배우가 수락하지 않으면 애초에 성립할 수 없던 영화다. 저에게 찾아온 큰 행운이다. 추자현 씨는 드라마를 보며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무생 씨는 준석 그 자체였다. 둘이 만난다면 결국 완성되겠다고 확신했다”며 참여 감사를 표했다.
추자현은 이무생과의 호흡을 두고 “요즘 핫한 배우지 않나. 화면 보다 실제가 매력적이더라.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무생 씨를 떠올렸는데 캐스팅이 되자 인연이라는 행운을 실감했다. 다만, 시간이 많지 않아서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지 못했던 여유가 아쉬웠다. 저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앞만 보고 달렸는데 주변에서 모두 배려를 잘 해주셨다. 촬영장에서 공주 대접받으면서 행복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무생은 추자현과의 연기 호흡을 묻자 “처음 봤을 때 느낀 인상이 끝까지 가는 배우더라. 저도 준석이란 캐릭터에 뭘 더하거나 빼지 말자고 생각했다. 자현 씨는 덕희를 캐릭터로 접근하지 않고 본인의 모습을 투영하더라. 모든 것을 내려놓고 덕희만 바라보는 자현 씨를 보고 저도 준석 역에 충실해서 시너지가 터지길 간절히 바랐다. 충만한 감정의 조율은 늘 감독님이 해주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당신이 잠든 사이>는 행복했던 부부에게 선택적 기억 상실이라는 불행이 닥치면서 한없이 자상했던 남편에게 의심스러운 행적들을 따라가는 과정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긴장감 있으면서도 디테일한 감정선으로 그린 영화다. 멜로 장인 장윤현 감독과 존재만으로도 압도적인 추자현 배우, 어떠한 역할을 맡아도 이유 불문하고 빠져들게 만드는 이무생 배우가 의기투합한 영화다. 개봉은 오는 3월 20일이다.
글 사진: 장혜령
- 감독
- 장윤현
- 출연
- 추자현, 이무생
-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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