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구조조정, 10년간 28조 투입에 56% 실패”
중소기업 실패율 60%·장기 구조조정도 속출…“산업정책 연계한 개편 필요”

국내 주요 은행들이 지난 10년간 부실기업 살리기에 28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절반 이상이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됐음에도 기업구조조정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군)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10개 주요 은행이 진행한 326개 기업 구조조정 중 성공한 기업은 121개에 그쳤다. 실패한 기업은 157개로, 진행 중인 48개를 제외하면 실패율이 56%에 달했다.
분석 대상 은행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씨티은행,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다.
은행권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투입한 자금은 총 28조1299억원에 이르렀으나, 8월 말 기준 회수금액은 11조5589억원으로 회수율이 41.1%에 불과했다. 특히 전체 지원금의 87.9%를 담당한 국책은행의 회수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산업은행의 회수율은 36.1%, 기업은행은 34.0%를 기록했다.
구조조정 소요 기간도 성공기업 기준으로 평균 58개월, 약 5년이 걸렸다. 가장 오래 걸린 사례는 농협은행의 169개월로 14년이 넘게 소요됐다. 농협은행에서는 현재 182개월 이상 진행 중인 구조조정 기업도 있어 최장기 구조조정 기록을 또다시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규모별 분석하면 대기업은 30개 중 7개(23.3%)만 실패한 반면, 중소기업은 248개 중 150개가 실패(60.5%)해 중소기업의 회생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기업 규모에 따른 성공률 격차가 뚜렷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회생 가능성이 낮은 기업에 대한 평가가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이뤄지며 동일한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산업구조 전환을 유도하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의 자율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금융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석유화학업계의 자구 노력이 늦어지면서 금융권 자금지원 규모도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선제적으로 산업정책과 구조조정을 연계해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의원은 "글로벌 통상환경 급변으로 산업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시기에 현행 구조조정 제도가 얼마나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부실기업을 무한정 연명시키는 관행에서 벗어나, 선제적 산업재편과 책임 있는 자금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