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못 믿겠다" 美 매체 의심, "60억원 도둑맞는 동안 아무도 몰랐다니, 역겨워"
미국 매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8일(한국시간) "아직도 오타니 쇼헤이를 믿는가. 아직 잘 모르겠다"며 오타니가 여전히 의혹에 대해 확실히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1일 다저스는 오타니의 통역사인 미즈하라 잇페이(40)를 전격 해고했다.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가 열리고 있던 기간이었기에 놀라움이 더했다. 뒤이어 밝혀진 사유는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였다. 미국 매체 ESPN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은 "미즈하라는 최근 불법 도박에 손을 댔는데, 이로 인한 빚이 늘어나면서 오타니의 돈에도 손을 댔다"고 보도했다.
ESPN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미국 연방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매튜 보이어라는 인물의 계좌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나왔다고 한다. 보이어의 계좌에는 오타니의 이름으로 450만 달러(약 60억원)에 달하는 돈이 송금됐다. 지난 18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오타니에 대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을 입수하고 파악에 나선 게 시작이었다.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전 소속팀 LA 에인절스로부터 받은 연봉은 8만 5000달러(약 1억 1400만 원)였지만,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2023년에는 무려 450만 달러(약 60억 원) 이상을 잃게 됐다.
처음 알려지기로는 오타니가 빚을 갚아줬다고 전해졌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내 상황을 설명했고, 그는 불만족스러웠지만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타니가 50만 달러씩 대신 갚아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타니 측은 "돈이 빠져나갔다는 걸 전혀 몰랐다"고 말하며 미즈하라의 거짓말을 주장했다. 그러자 미즈하라 역시 "분명 오타니는 이 도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다"고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그러나 매체는 "야구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오타니)가 그의 이미지처럼 순수하다고 믿고 싶다.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명예를 지키고 있다고 믿고 싶다"면서도 "결론에 대한 확신을 갖기에는 우여곡절이 심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미즈하라가 오타니 본인이나 회계사, 은행 직원, 혹은 어느 누구라도 알아채지 못하면 450만 달러라는 돈을 훔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역겹다. 또한 도박꾼에게 450만 달러를 빌려주고, 출처를 확인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회의적이다"고 했다. 이어 "미즈하라의 말에서 오타니가 빚을 갚아주는 걸 허락했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고도 했다.
또 하나의 의문도 제기됐다. 매체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조사 착수를 발표하면서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혐의'를 언급했다. 미즈하라만 언급된 것이 아니다"며 오타니 역시 의심의 대상이라는 걸 주장했다.
매체는 끝으로 "진실이 드러나기까지는 몇 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때가 되면 완벽한 사람(The perfect person)이 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오타니는 기자회견을 통해 "나 자신도 신뢰했던 분(미즈하라)의 잘못이 슬프고, 충격적이다.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박 연루설을 적극 부인한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서울 시리즈 1차전(20일)이 끝난 직후의 미팅이었다"며 "충격이라는 단어보다 더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으로 일주일을 지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본격적인 시즌 시작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법률대리인에게 맡겨놓고, 나 역시 수사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오타니는 질의응답 없이 12분의 기자회견을 마쳤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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