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미경중 더이상 불가능하다
한국은 그동안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전략으로 균형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균형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미국도, 중국도 한국이 양쪽을 오가는 전략을 더는 용납하지 않고 있으며, 결국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최근 한화가 미국 필라델피아의 조선소를 인수한 사건은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이 조선소가 정상화되어 3~4년 뒤 미국 구축함 건조가 본격화한다면, 중국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중국은 해양 국가로 도약해 대만과 남중국해를 넘어 태평양까지 세력을 넓히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의 조선업 회생을 지원한다면, 중국의 전략은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관심 '이곳'에 쏠렸다
원전과 전력 분야에서도 한국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습니다. 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미국 내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존 발전소로는 이를 충당할 수 없고, 원전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는 역량이 부족하며, 중국과 러시아는 지정학적 이유로 협력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결국 한국이 현실적인 대안이 되었고, 한국의 원전과 전력망 기업들은 미국 전력 인프라를 보완하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분야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테슬라와 애플이 삼성 파운드리에 차세대 칩 생산을 맡겼다는 사실은 단순한 수주를 넘어섭니다. 이는 미국이 한국의 기술력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만 TSMC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체코의 사례 역시 한국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잘 보여줍니다. 과거 러시아 기술로 원전을 운영했던 체코는, 신규 원전 건설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을 입찰에서 배제했습니다. 대신 한국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력 때문이 아니라, 지정학적 상황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인식이 전제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습니다.
다가온 결단의 시간
이처럼 한국은 지금 거대한 기회와 동시에 리스크 앞에 서 있습니다. 조선, 원전, 반도체 같은 전략 산업에서 미국은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의 반발도 불가피합니다. 결국 한국은 과거처럼 안미경중을 유지할 수 없으며, 국제 사회에서 신뢰를 확보하고 명확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사이다경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달란트투자' 채널의 김정호 교수 인터뷰 영상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