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첫 공공실버주택 입주 현장 가보니…손잡이·목욕탕 등 노인 배려한 구조 눈길
첫날 80가구 중 12가구 들어와
7.8평이지만 좁다는 느낌 없어
붙박이장에 화장실 비상벨도
복지관 붙어있어 만족도 높아
입주자 사실상 평생 거주 가능
“바로 앞에 공원이 있어서 산책하기도 좋고, 한적해서 살기에 그만이네요.”
울산 첫 공공실버주택인 종갓집 공공실버주택이 문을 열고 입주민을 맞았다.
약사동 3276 일원 조용한 주택가를 지나자 높지 않은 높이의 건물이 나타났다. 2일 입주를 시작한 종갓집 공공실버주택이다.
종갓집 공공실버주택은 101동과 102동으로 나뉘어 있다. 101동에는 56가구, 102동에는 24가구가 거주하게 된다. 입주를 시작한 첫날 입주한 주민은 전체 80가구 중 12가구다.
이사를 하는 주민들이 몰리며 깔끔한 건물 주차장과 내부에는 사다리차가 서 있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넉넉해 보이는 복도에 보행 보조 기구 등이 세워져 있었다. 복도와 엘레베이터 등 시설에는 거동을 수월하게 돕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었다.
오전에 이사를 마치고 한창 정리 중인 101동의 한 가구로 들어갔다. 실내에는 붙박이장이 마련돼 있었고 화장실에는 비상벨과 손잡이 등 노인을 고려한 기본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각 호수당 평수는 7.8평으로 화장실과 부엌, 거실 겸 방, 베란다로 단출한 구조다. 이번에 입주하는 노인은 모두 기초생활수급자로 단독 가구다보니 호수가 크게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한영애(93)씨는 많지 않은 살림을 여기저기 두며 정리에 한창이었다. 한씨는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혼자 사는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동선을 고려한 점이 좋다”며 “앉아서도 이용할 수 있는 목욕탕에, 기본 관리는 지자체에서 해주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입주자들이 만족하는 것은 또 있다. 함월 노인복지관 분관이 붙어있어 각종 교육을 수강할 수 있고, 경로식당도 운영돼 점심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평일 점심 경로식당을 이용하는 노인은 1000원, 기초생활수급자거나 차상위계층은 무료다.
바로 옆으로는 약사샘 공원도 있어 산책을 나서기도 좋다. 주변에 지원받을 수 있는 의료 체계는 없지만, 생활보호사가 수시로 다녀가 기본적인 건강 관리를 받을 수도 있다.
한 번 입주를 결정하면 사실상 평생 거주가 가능하다. 소득 등 자격 기준이 유지되는 경우에 한해 영구임대주택 형식으로 임대되기 때문이다.
중구 관계자는 “영구 거주 형태다 보니 입주 전부터 입주 일정을 묻거나 수시로 들러 매일같이 건물과 내부를 살펴보고 가는 등 설레하는 입주자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입주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7.7세다. 90세 이상 2%(1명), 80세 이상 26%(13명), 70세 이상 70%(35명), 60대 2%(1명)다. 남성 44%(22명), 여성 56%(28명)으로 구성됐다.
중구 관계자는 “입주 초기 주거 생활 안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오는 20일 정식 개관 전 9~13일 시범 운영되는 복지관과 경로식당 운영도 차질이 없도록 살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민형기자 min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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