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는 산성, 채소는 알칼리성? 어떤 차이일까?
- 소화·흡수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에 따라 달라
- 우리 몸은 대부분 약산성~약알칼리성에 최적화
‘산성’과 ‘알칼리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흔히 산성도를 표기하는 단위인 pH는 수소 이온 농도가 얼마나 진한지를 나타낸다. 0부터 14까지의 숫자로 표현되며, pH 값이 낮을수록 산성이 강하고, pH 값이 높을수록 알칼리성이 강하다. 대개 0부터 6까지는 산성, 7은 중성, 8~14까지는 알칼리성을 의미한다.
보통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들도 모두 이 범위 안에 포함돼 있다. 일반적으로 고기, 유제품, 가공식품, 커피, 술 등이 산성 음식으로 분류된다. 반면 신선한 과일, 채소, 견과류, 씨앗, 콩류 등은 알칼리성 음식으로 분류된다.
이렇게 메뉴들을 놓고 보면 알칼리성 음식으로 분류되는 것들이 흔히 말하는 ‘건강식단’에 가깝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알칼리성에 가까워야 더 건강한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산성 음식과 알칼리성 음식을 주제로 이야기해볼까 한다.
산성? 알칼리성? 음식을 나누는 기준
음식은 저마다 영양소를 비롯한 다양한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어떤 음식을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필요한 영양소를 흡수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부산물이 생긴다. 이때 만들어지는 부산물은 저마다 다른 수소 이온 농도를 갖는다.
예를 들어,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면서 질소, 황산, 인산과 같은 산성 부산물을 발생시킨다. 탄수화물 역시 포도당으로 분해되며 이산화탄소 등 산성 부산물을 만들어낸다. 반면, 과일이나 채소를 섭취하면 칼륨이나 마그네슘 등 알칼리성 무기질이 생성된다. 이들은 각각 체내 환경의 pH를 낮추거나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즉, 산성 부산물을 만들어내는지, 알칼리성 부산물을 만들어내는지에 따라 산성 음식이냐 알칼리성 음식이냐가 나눠지는 것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상식에 비춰보면, ‘산성 = 신맛’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산성을 띤 식품이 대체로 신맛을 갖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음식 자체가 산성이더라도, 체내에서 알칼리성 부산물을 생성하는 경우가 있다. 레몬이나 토마토 등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이 경우는 체내 작용을 기준으로 ‘알칼리성 음식’으로 분류하는 것이 옳다.
주요 에너지원은 보통 산성 음식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은 높은 단백질 함량을 가지고 있다. 단백질은 체내 흡수 및 대사 과정에서 질산염이나 황산염 등 ‘산성 부산물’을 생성하므로, 대표적인 산성 음식으로 분류된다. 이는 우유나 치즈, 요거트와 같은 유제품도 비슷하다. 유제품 역시 체내 대사 과정에서 산성도를 높이는 부산물을 만들어낸다.
흔히 ‘초가공식품’이라 불리는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 과자 등도 마찬가지다. 지방 함량이 높은 데다가 설탕이나 나트륨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지방은 산성 부산물인 지방산과 중성 부산물인 글리세롤을 생성한다. 설탕은 당분의 일종으로 체내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며, 함께 생성된 이산화탄소가 다른 산성 물질과 결합해 탄산을 형성한다. 이 역시 산성 부산물이다.
즉, 전체적으로 보면, 당분과 지방, 단백질을 공급하는 음식들은 대개 산성 부산물을 만든다. 따라서 단백질, 칼슘, 비타민 B12 등 주요 영양소의 공급원들은 대개 산성 음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편, 빠르게 소화돼 즉각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정제 탄수화물 역시 산성 음식으로 분류된다.
균형을 잡아줄 알칼리성 음식
잎채소와 과일, 견과류, 씨앗, 콩류 등 식물성 식품들은 대개 알칼리성 음식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섬유질과 비타민, 다양한 무기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세포 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주목도가 높아진 항산화 물질 역시 주로 알칼리성 음식을 통해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것들은 대개 산성 음식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알칼리성 음식은 체내 pH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체내 환경을 만들도록 함으로써, 면역력을 강화하고 각종 염증이나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알칼리성 음식들은 대부분 소화 효소의 활동을 돕고 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칼로리가 낮고 섬유질이 풍부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포만감을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돕고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알칼리성 음식에만 집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단백질, 비타민 B12 등은 주로 산성 음식을 통해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알칼리성 음식 중에도 과일의 경우 당분을 함유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혈당이나 체중 면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간의 몸은 대개 약산성~약알칼리성
체내 환경은 저마다 다른 pH 환경을 갖지만, 대개 약산성과 약알칼리성의 범위에 최적화돼 있다. 이는 각 부위별 효소를 비롯한 생리화학적 반응이 가장 활성화되는 구간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소화와 에너지 흡수, 배출 등 각종 대사 과정도 마찬가지다. 물론 예외는 있다. 소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위의 경우, 그 역할 특성상 강한 산성을 띤다.
장내 미생물군의 경우, 약산성 환경일 때 가장 건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약산성일 때 유익균은 활발하게 생존할 수 있고, 유해균이나 박테리아는 생존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율신경 작용, 호흡을 통한 이산화탄소 조절, 신장을 통한 산과 염기 배출 등이 적절한 pH 환경 유지하기 위해 작동한다.
여기에 덧붙여,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체내 환경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산성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산성 부산물들로 인해 pH가 낮아지며 체내 환경이 산성에 가깝게 변한다. 이렇게 되면 효소와 유익균들마저 활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사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알칼리성 음식만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알칼리성 부산물들로 인해 pH가 높아진다. 이를 ‘알칼리증’이라 하며, 이로 인해 근육 경직, 호흡 문제, 불규칙한 심장박동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소화 효소의 활동이 저하돼 영양소 흡수 및 체내 대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대인들의 식단을 살펴보면 주로 ‘산성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자신의 식단을 점검해보고, 산성 음식과 알칼리성 음식을 분류하고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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