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서재·티쓰리엔터 IPO 희비 갈려…성장주 외면하는 공모주 투자자
전문가 "미래실적 불확실성 커져…당장 돈 못버는 성장주 기피"

(서울=뉴스1) 공준호 기자 = 최근 상장을 추진하던 밀리의서재와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운명이 같은날 극과 극으로 갈렸다. 전자책 플랫폼 기업 밀리의서재는 상장을 철회한 반면,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일반청약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5조원 규모의 증거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증시와 경제상황이 위축되면서 성장성보다는 실제로 이익을 내고 있는 '알짜 기업'에 공모주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과 8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1384.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지난 한 달간 진행된 공모주 청약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상장 기대주로 꼽히던 밀리의서재는 8일 기업공개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2004년 출시된 리듬게임 '오디션'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게임개발사다. 회사는 공모를 통해 약 289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며 청약증거금으로 약 5조8억원을 끌어모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냉각된 시장에서 5조원 규모의 자금이 증거금으로 쏠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기관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연이어 흥행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티쓰리엔터테이먼트의 코스닥 상장예정일은 오는 17일이다. 회사는 앞서 진행한 기관수요 예측에서 경쟁률 1774.08대 1을 기록하며 밴드가 최상단인 17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한 바 있다.

반면 밀리의서재는 8일 상장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공모금액이 줄더라도 이제는 성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해 상장을 해야할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상장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불과 며칠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지난 4일과 7일 양일간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이 상장철회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수요예측을 거치면서 지금 시장 상황이 플랫폼 기업 투자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률 등 수치를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운명이 극과 극으로 갈리게 된 배경에는 '고PER(주가수익비율)' 주식을 회피하는 주식시장 전반의 심리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성을 앞세우는 회사보다 당장 실적이 나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수익비율이 높은 성장기업일 경우 보통 미래의 실적예상치를 바탕으로 주가수익비율을 계산한다"며 "미래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이같은 기업들의 상장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밀리의서재는 내년도 예상 순이익 130억원을 가정하고 주가수익비율을 산정했다. 올해 상반기 별도 실적의 연율화(특정기간의 실적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는 것)를 통해 공모가 밴드를 설정한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수익비율을 제시한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더 큰 폭의 할인율까지 적용하면서 흥행 성패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분석이다. 밀리의서재는 이번 공모에서 주가수익비율 27.98배를 적용해 도출한 주가에 할인율 32.62~21.65%를 반영했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주가수익비율 16.89배와 할인율 52.22%~57.84%를 적용했다.
두 회사의 실적을 보면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상반기 연결 매출 357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흑자기조를 꾸준히 이어간 것에 더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10.9%, 42.9%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밀리의서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0억원, 순이익 103억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3년간 연간 1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밀리의서재는 '이익 미실현기업 특례상장제도(테슬라 상장)'을 활용해 상장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시게 됐다.
ze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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