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 잠시 자연을 느끼고 싶을 때 멀리 갈 필요가 없다. 대구 서구와 달성군에 걸쳐 자리한 와룡산은 봄이 되면 진달래와 영산홍이 산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꽃 명소로 변신한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북적임 없이 조용한 힐링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4월 중순부터 말까지, 초록 잎과 붉은 꽃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봄날의 선물 같다.
진달래가 수놓은 등산로
와룡산의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활짝 핀 진달래 군락이다. 초입부터 중턱까지 이어지는 길목마다 붉은빛과 분홍빛의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바람에 살랑이는 꽃잎 사이로 햇살이 스며든다.
특히 달성군 다사읍 방향에서 올라가는 코스는 완만하면서도 꽃 군락이 많아 가족 단위나 가벼운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진달래가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4월 중순부터 약 2주간. 이 시기에 맞춰 방문하면 만개한 꽃과 맑은 하늘, 그리고 멀리 대구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조망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진달래를 지나면 영산홍으로
와룡산의 봄은 진달래로 시작해 영산홍으로 이어진다. 진달래가 지고 나면, 그 자리를 채우는 건 조금 더 진한 붉은빛의 영산홍 군락이다.
특히 서구 비산동 방향에서 오르는 길, 또는 와룡산체육공원 주변의 산책로에서 영산홍이 산비탈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진달래가 자연스레 흩뿌려져 있다면, 영산홍은 비교적 조성된 꽃밭처럼 촘촘히 피어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다. 등산보다 산책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쪽 코스를 추천한다.
와룡산은 꽃이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사진 찍기 좋은 뷰 포인트가 많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진달래와 영산홍 군락이 펼쳐진 등산로 사이사이로 대구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숨어 있다.
특히 와룡정 일대에서는 붉은 꽃길 너머로 펼쳐지는 대구 시내 풍경과 금호강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곳은 출사 명소로도 입소문이 나 있어, 평일 아침이나 일몰 무렵엔 삼각대를 든 사진 애호가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진달래와 영산홍이 릴레이로 피어나는 와룡산은 봄이 주는 소박하지만 깊은 선물 같은 장소다. 짧은 시간이지만 자연 속에서 걷고, 보고, 사진도 찍으며 완벽한 리프레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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