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벌어야죠”…결혼 조건으로 본 남편 연봉, 20대는 5000만원, 40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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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둔 여성들이 상대방의 연봉을 중요한 조건으로 꼽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2026년 현재, 혼인율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경제적 조건을 따지는 눈높이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감정적 선택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현실적 판단이 결혼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연령대별 기대치, 최대 두 배 차이

사진=연합뉴스

여성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남편 연봉은 연령대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20대 여성은 평균 5000만원에서 7000만원 수준을 기대한다. 아직 커리어 초기 단계인 이 시기에는 경제적 독립과 안정적 출발을 함께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30대로 접어들면 기대치는 70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상승한다. 출산과 육아, 주택 마련이라는 현실적 부담이 동시에 몰려오는 시기인 만큼 단순히 높은 연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제적 기반’을 갖춘 상대를 원하게 된다.

40대 여성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져 8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으로 나타난다. 자녀 교육비와 은퇴 준비가 겹치는 이 시기에는 삶의 질 자체를 높일 수 있는 경제력이 핵심 조건으로 자리잡는다.

기대치를 높이는 현실 배경…성별 임금격차 28.7%

여성들의 높아진 기대치는 단순한 물질주의가 아니라 구조적 불평등에서 비롯된다. 2024년 기준 대기업 150곳의 여성 평균 연봉은 7090만원인 반면, 남성은 9940만원으로 성별 임금격차는 28.7%에 달한다.

여성이 남성 연봉의 71.3%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전체 여성 노동자 중 23.8%가 저임금 노동자로 분류되는 반면, 남성은 11.1%에 불과하다.

여성의 저임금 비율이 남성의 두 배를 넘는다.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OECD 회원국 중 여전히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으며, 2023년 30.2%에서 2024년 28.7%로 1.5%포인트 소폭 개선되었지만 구조적 불균형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자신의 경제력만으로 결혼 자금을 마련하고 이후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이, 상대방 연봉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핵심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봉 이상의 가치…직업 안정성과 가치관이 관건

사진= 뉴스1 / 뉴스1

전문가들은 여성 고용 시장에는 긍정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150곳 중 62.7%가 2023년보다 2024년에 여성 채용을 더 늘렸다.

금융권 일부 기업에서는 여성 평균 연봉이 이미 1억원을 넘어섰다. NH투자증권(1억3190만원), 삼성증권(1억2470만원), 미래에셋증권(1억196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러한 고연봉은 특정 산업군에 국한되어 있어 전체 여성 노동 시장과는 여전히 큰 괴리가 있다. 한편 2026년 연봉 협상에서는 인상 대상자는 줄었지만 평균 인상률은 7.5%로 전년(5.4%) 대비 상승했다.

기업들이 ‘선별적 인상’ 전략을 강화하면서 직업 안정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연봉 수치 못지않게 직업의 지속 가능성, 직장 내 환경, 그리고 상대방의 가치관이 결혼 생활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한다.

결혼을 둘러싼 경제적 조건 논의는 단순히 ‘돈을 밝힌다’는 식으로 치부할 수 없다. 성별 임금격차와 높은 결혼 비용, 출산·육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실 속에서 여성들의 기대치는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읽혀야 한다.

동시에 연봉 하나만으로 결혼의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하다. 경제적 안정과 감정적 신뢰, 공유된 가치관이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결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 시대의 결혼 준비자들은 직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