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제조업체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단행한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직면하며, 미국 시장으로 향하는 모든 선적을 '일시 중단'하는 긴급 조치를 발표했다고 6일(현지시각) BBC가 보도했다.
이번 JLR의 결정은 3일부터 전격 발효된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전반에 걸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유럽 연합에 이어 영국 자동차 산업의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JLR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새로운 무역 조건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동안 4월 선적 일시 중단을 포함한 여러 단기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코번트리에 본사를 두고 솔리헐과 울버햄프턴에도 생산 기지를 둔 JLR은 미국 시장을 "JLR의 럭셔리 브랜드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결정의 고충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영국 대외무역부의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품목 중 자동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2024년 3분기 말까지 지난 12개월간의 거래액은 무려 83억 파운드(약 15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시장이 영국 자동차 산업에 얼마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이다.
이번에 발효된 자동차에 대한 초기 관세는 지난 4월 3일부터 적용되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자동차 부품에 대한 수입세 역시 다음 달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JLR을 비롯한 영국 자동차 업계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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