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바닥이라뇨” 최근 전세 시장의 상황

조회수 2023. 8. 9. 18:04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역전세란 우려 여전

부동산 시장이 반등 기미를 보이면서 주택 매수를 망설이던 젊은층과 무주택자가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 다만 일부 시장은 예외다. 최근 전세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서울 빌라 전세 거래 급감

/더비비드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전세 거래는 1만4962건으로, 작년 1분기(2만2386건)와 비교해 33.1% 급감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의 전세 거래량이 3.2% 감소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빌라 전세 거래량이 위축된 것은 최근 잇따른 전세 사기 사건으로 세입자들이 빌라 전세를 꺼리기 때문이다.

거래 위축은 가격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1분기(1~3월) 서울에서 거래된 연립·다세대 전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작년 4분기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의 전세 거래 1471건을 비교 분석한 결과, 55%인 804건에서 전셋값 하락이 나타났다. 지역별로 서울 은평구(67%), 강남구(62%), 강서구(61%) 순으로 전셋값이 떨어진 비중이 높았다. 부동산시장 관계자는 “전세 사기와 깡통 전세(매매 가격이 전세 가격보다 낮은 것) 우려로 빌라 전셋값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물량 부담

/더비비드

아파트도 안심할 수 없다.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19개월 만에 최다인 약 4만3000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6월 예정된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2870가구로 5월(2만6533가구)보다 61.6% 늘어날 전망이다. 2021년 11월(4만7404가구) 이후 가장 많다.

지역별로 수도권 6월 입주 물량이2만4872가구로 전체의 58%를 차지한다. 인천 입주 물량이 1만2330가구로 가장 많고, 5월 입주가 없었던 서울도 5118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지방은 1만799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충북(4803가구), 부산(3577가구)의 입주 물량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몰리는 지역은 전세 물량이 늘어 전셋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 중 바로 입주하지 않고 전세로 내놓는 경우가 있고, 주변에서 전세로 살다가 새 아파트 완공 후 입주하면서 기존 살던 집이 전세 매물로 나오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송파구의 9510가구 규모 대단지 헬리오시티 때문에 2019년 상반기 서울 강남권 전셋값이 출렁임 바 있다.

◇역전세란 우려

/더비비드

집주인들이 신규 세입자에게 받는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가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전셋값이 크게 뛰었던 2021년 전세 계약의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까지 급증해 역전세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빌라의 상황이 심각하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를 보면 서울 은평구에서 방 2개짜리 빌라를 임대하고 있는 김모(64)씨는 계약 기간이 한 달 남짓 남은 세입자의 보증금 2억20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작년 10월 새 세입자를 들이기 위해 집을 내놨지만, 계약은 커녕 집을 보러 오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

그러면서 사기 의도가 전혀 없는 ‘평범한 집주인’마저도 어쩔 수 없이 불량 집주인이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새 세입자를 찾지 못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는 것이다. 빌라 전셋값이 정점을 찍은 2021년 하반기에 계약한 거래 만기가 차례로 돌아오고 있어서, 올 하반기 대규모 보증금 부실 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역전세란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빌라 전세 거래 절벽’이 오래가면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빌라 세입자는 물론 집주인 역시 생계를 위해 임대 사업을 하는 서민층이 대부분”이라며 “세입자를 끝내 못 구하면 집주인은 파산하고, 빌라가 경매로 헐값에 팔려 세입자도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