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예향] “도심 속 숲, 일상 속 쉼”…광주 도시정원을 꿈꾸다

광주 1호 민간정원 ‘휴심정’…봄꽃·공연에 인생 사진은 덤
중외공원에 자연과 문화 담은 ‘아시아 예술정원’ 조성도
‘금호시민문화관’ 도심에서 누리는 최고의 숲 속 녹음 제공
지난해 3월 광주시 제1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휴심정’은 오아시스 같은 도심정원이면서 번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수선화가 만개한 4월 중순께 ‘휴심정’ 풍경.

삭막한 아파트의 도시, 광주가 녹색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동네 골목길마다 자그만한 화단들이 놓이고, 북구 중외공원에 ‘아시아 예술정원’이 조성된다.

순천시는 ‘국제 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며 ‘정원도시’로 도약했다.

주민들 스스로 ‘포켓 정원’을 가꾸는 순천시 저전동은 아예 ‘정원마을’이라 할 수 있다.

5월에는 전남 최초 정원형 식물원인 ‘해남 산이정원’이 정식 개장한다.

하늘에서 바라본 ‘휴심정’ 잔디마당.

◇마음 쉬어가는 광주 제1호 민간정원 ‘휴심정’=흙과 돌, 풀, 꽃, 나무, 그리고 햇볕과 물, 바람….

자연의 모든 것을 재료삼아 창조하는 정원은 초록빛깔의 우주다.

이처럼 정원은 도시인들에게 ‘쉼’과 ‘힐링’을 안겨주고 한 채의 집, 골목길, 동네, 나아가 회색 도시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광주시 제1호 민간정원인 ‘휴심정’과 새롭게 조성중인 ‘아시아예술정원’이 광주의 정원문화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광주 광산구 도천동에 자리한 ‘휴심정’은 지난해 3월 광주시 제1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됐다.

한자로 표기하면 ‘쉴 휴’(休)와 ‘마음 심’(心), ‘뜰 정’(庭) 또는 ‘맑을 정’(淨)으로, ‘마음이 쉬어 가는 정원’과 ‘휴식을 통해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곳’이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첨단지구와 수완지구 사이 도심 속에 자리한 오아시스 같은 도심정원이면서 번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이달 중순 휴심정을 찾았을 때, 봄꽃들의 향연(饗宴)이 펼쳐지고 있었다.

우선 세 가지 색깔의 꽃이 피고 꽃가지가 아래로 늘어지는 ‘삼색 수양도화’가 만개해 흡사 무릉도원(武陵桃源)을 방불케 했다.

복숭아꽃으로 이뤄진 꽃터널은 방문객들의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잔디밭을 중심에 두고 일렬로 도열한 서부해당화나무들이 분홍빛깔 꽃망울을 한꺼번에 터뜨려 봄날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나무 아래에는 각양각색의 수선화를 비롯해 아마릴리스, 금낭화 등이 피어있었다.

서부해당화가 지면 홍화 산사나무 꽃들이 이어서 피어난다.

휴심정 운영사인 미래L&D(대표 박화실)는 지난 5~14일 열흘간 휴심정에서 ‘쉼’을 주제로 한 봄꽃축제를 개최했다.

전남도립대와 관광마이스 기업인 (주)좋은피알착한기업(대표 최지영), 식문화협동조합인 미향솔루션협동조합(이사장 김정란 명인)과 함께 마련한 ‘2024 휴심정 쉼 페스타:Page 1’이다.

남도밥상과 전통주 칵테일, 북 콘서트, 국악 공연 등 정원문화와 광주 미식(味食)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을 연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김정란 명인은 ‘명인과 함께하는 남도 명품명식’ 프로그램을 통해 ‘떡갈비 정원김밥’과 ‘명란구이’, ‘광주 한정식도시락’ 등 남도밥상을 선보였다.

전남도립대 항공호텔관광과 양웅석 교수와 학생들은 전통주(‘비아탁주’에서 생산한 막걸리)를 활용해 새로운 칵테일을 제공했다.

또한 ‘무기력(舞起力) 수업’을 펴낸 나명진 작가와 함께하는 ‘정원, 인문학을 만나다’ 북 콘서트, 티(Tea)소믈리에와 함께 하는 나만의 차 만들기, 국악앙상블 ‘현’(대표 박선양) 공연도 함께 펼쳐졌다.

미래L&D 서근종 이사는 “앞으로도 매월 다양한 웰니스 콘텐츠와 지역만이 가진 각종 콘텐츠를 선보여 휴심정을 지역만의 특색과 멋이 담긴 지역문화의 허브(Hub)이자 앵커 스토어(Anchor Store)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 금남로 5가 주택가에 자리한 ‘금호시민문화관’ 정원.

◇중외공원에 ‘아시아 예술정원’ 조성=광주 시립미술관은 지난 2020년부터 북구 운암동 중외근린공원(산 42-3번지 일원)에 아시아의 자연과 문화를 담은 복합 문화예술공간 ‘아시아 예술정원’을 추진 중이다.

광주 예술의 전당과 광주 시립미술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 비엔날레 전시관을 잇는 공간에 조성하는 ‘아시아의 거점 예술숲’이다.

사업은 크게 ▲아시아의 경관을 테마로 한 ‘문화정원’ 조성 ▲생태·자연·놀이·예술이 공존하는 어린이 체험공간인 ‘아시아생태예술놀이정원’ 조성 ▲광주예술의전당과 어린이놀이정원을 연결하는 공중보행로 ‘하늘다리’ 개설(347m) 등으로 구성된다.

특색있는 아시아의 경관을 담은 특화정원인 ‘문화정원’(면적 3만9000㎡ 규모)은 ‘아시아경관테마정원’과 ‘아시아문화마당’으로 꾸며진다.

‘아시아경관테마정원’은 초지경관존(광활한 초원경관)과 우림경관존(열대우림경관), 드라이경관존(건조한 사막경관), 고산·암석경관존(고산지대 암석경관), 전통정자특화경관 등으로 구성되며, ‘아시아문화마당’은 잔디광장과 파빌리온 시설 등을 갖춘다.

침엽수와 억새, 이끼, 관엽류, 초화류로 연출할 ‘문화정원’의 경관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중외공원 어린이대공원(해피랜드) 부지에 들어서는 ‘아시아생태예술놀이정원’은 들녘과 물, 숲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곤충을 모티브로 한 자연친화 예술결합 테마놀이 정원이다.

공중보행로 ‘하늘다리’(길이 347m)는 광주예술의 전당과 ‘아시아생태예술놀이정원’ 사이를 잇는다.

평균 교각높이는 6.7m 이다. 시점부와 중간부, 종점부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며 무(無)장애 보행로로 설계된다.

보행로 폭은 2.5~5m 규모이다.

‘아시아 예술정원’에 조성되는 문화정원 조감도. <광주 시립미술관 제공>

◇“꽃과 나무들이 전해주는 법문 들으며 위로받는 정원”=광주 동구 금남로 5가 주택가에 자리한 ‘금호시민문화관’(옛 금호 박인천 회장 주택)은 시민들에게 열려있는 ‘도심 속 문화공원’ 역할을 톡톡히 한다.

1670여 평(5523.3㎡) 규모의 부지에 널따란 잔디밭과 함께 소나무와 단풍나무, 향나무, 배롱나무, 모과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또한 ‘대인동 예술담길의 미소’(조각가 박상권)를 비롯해 고정수·김홍곤·문옥자·조영자·정관모 작가들의 조각 작품이 군데군데 배치돼 있다.

나무아래 벤치에 앉아 바라보는 빌딩들과 녹음(綠陰)의 어우러짐은 콘크리트 일색의 도심에서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안복(眼福)이다.

(5~8월 개방시간 오전 11~오후 8시·월요일 휴관)아파트 베란다에서 화분에 식물을 가꾸고, 단독주택 마당에 화초류를 심는 과정에서 접하는 흙내음과 초록빛깔은 어떠한 항생제보다 뛰어난 치유효과를 안겨줬다.

완연한 봄기운 속에 화초류 화분을 하나 사거나 ‘시민정원사’ 양성교육에 도전하는 것은 어떨까.

내가 골목길과 마당, 텃밭, 옥상, 자투리땅에 심는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는 ‘도시의 오아시스’ 역할을 할 것이다.

/글=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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