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대신 이상한 그림만 나오는 폰트…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
홍성윤 기자(sobnet@mk.co.kr) 2025. 4. 5. 08:45
[그거사전 - 64] 글자·숫자 말고 그림 나오는 폰트 ‘그거’
“그거 있잖아, 그거.” 일상에서 흔히 접하지만 이름을 몰라 ‘그거’라고 부르는 사물의 이름과 역사를 소개합니다. 가장 하찮은 물건도 꽤나 떠들썩한 등장과, 야심찬 발명과, 당대를 풍미한 문화적 코드와, 간절한 필요에 의해 태어납니다. [그거사전]은 그 흔적을 따라가는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고, 때론 유머러스한 여정을 지향합니다.
![딩뱃 폰트 [사진 출처=typographicdesign.de]](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05/mk/20250405110610561sbcu.png)
명사. 1. 딩뱃 2. 장식활자, 심볼폰트, 파이폰트 【예문】등산 카페 댓글에 @)--->---- 장미 한 송이와 @)))))) 김밥 한 줄 투척하고 홀연히 떠나는 어르신들에서 딩뱃 폰트의 향기가 났다.
딩뱃(dingbat)이다. 숫자나 알파벳 대신에 그림 문자만으로 구성된 특수 글꼴을 뜻한다. 원래는 활자를 집자(배열)해서 조판, 인쇄하는 옛 활판인쇄 체계에서 사용했던 장식용 문자나 공백 문자를 가리키는 단어였다. 활판인쇄가 사라진 현재는 컴퓨터 분야로 자리를 옮겼다. 알파벳·숫자 키를 누르면, 해당 문자에 할당된 그림이나 심볼이 대신 출력된다.
대표적인 딩뱃폰트로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작한 윙딩체(Wingdings)와 웹딩체(Webdings)가 있다. 두 서체 모두 윈도에 기본 서체로 설치돼 있는데 이름이 왠지 귀엽딩. ABCD를 윙딩체로 바꿔보면 손가락 모양으로, 숫자 1234는 파일탐색기와 문서 아이콘 등으로 출력된다. 글꼴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보이는 특수 문자(♥, ☎, ☞ 등)와는 다르다.
![Q33NY 괴담에 등장하는 딩뱃폰트. [사진 출처=인터넷 커뮤니티]](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05/mk/20250405110618192hgpt.png)
2001년 미국 9·11 테러 이후 딩뱃폰트와 관련한 괴담이 퍼진 적이 있었다. ‘쌍둥이 빌딩’ 세계무역센터와 충돌한 여객기의 편명이 ‘Q33NY’이며 이 글자를 윙딩체로 변환하면 비행기가 쌍둥이 빌딩에 돌진하는 모습과 함께 해골, 다윗의 별로 바뀐다는 것이다. 물론 헛소문이다.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한 비행기는 아메리칸 항공 소속 AA11편과 유나이티드 항공 소속의 UA175편이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과 SNS 등에서 쓰이는 이모지(emoji)는 뭘까. ‘그림문자’를 뜻하는 일본어 에모지(絵文字)에서 유래한 이모지는 말 그대로 그림 문자다. 1999년 처음으로 개발돼 일본의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에서만 쓰이던 이모지 세트가 2008년 아이폰3G 일본 출시를 기점으로 스마트폰에도 도입됐다. 지금은 만국공통의 그림 언어로 자리 잡았다. 옥스퍼드 사전은 2015년 올해의 단어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얼굴(face with tears of joy)’ 이모지를 선정하기도 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도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모지가 인쇄된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기존의 문자와 숫자, 기호, 특수 문자 등을 조합해 감정을 전달하는 이모티콘은 이모지의 대선배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이모지가 일본어 ‘에모지’의 발음에서 유래했다면 이모티콘은 감정(emotion)과 기호(icon)를 합친 말이다. -_- , ㅠㅠ처럼 표정을 묘사해 감정을 표현하는 식이라 일본에서는 카오모지(顔文字, 얼굴문자)라고 부른다.
윈도PC 환경에서도 이모지를 쓸 수 있다. 윈도키(Win)를 누른 채로 마침표(.)나 세미콜론(;) 키를 누르면 이모지를 입력하는 창이 뜬다. ⓒ 같은 특수문자도 쉽게 찾아서 사용할 수 있다.

- 다음 편 예고 : 남자 속옷 앞에 트인 구조로 된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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