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發 독서 열풍 속 도드라진 문해력 문제

한강 신드롬으로 전국 독서 바람
학생들 문해력 저하 문제 대두돼
교원 91% ‘저하됐다’ 설문 응답
독서활동·어휘교육 더 강화돼야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이른바 전국에 ‘독서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학생들의 문해력은 갈수록 약화하고 있어 우려가 이어진다. ▶관련기사 3·4면

책 읽기 바람이 불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교육청 차원의 독서교육 및 문해력 강화 정책이 보다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의 문해력이 과거보다 저하됐다’고 답한 교원은 91.8%에 달했다.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 비율이 21% 이상이라 답한 교원 역시 48.2%로 절반에 가깝게 나타났다.

단어나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67.1%에 이르렀으며, 특히 30.4%의 교사는 학생들이 도움 없이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문해력 저하가 학생들이 스스로 교재를 이해하고 학습을 진행하는 능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문해력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스마트폰, 게임 등 디지털 기기의 과사용’을 36.5%로 가장 많이 지목했으며 이어 독서 부족(29.2%), 어휘력 부족(17.1%)이 꼽혔다.

이외에도 교사들은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단순 학습 장애를 넘어 전반적인 의사소통 등 사회적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우려를 표했다.

대전의 한 8년 차 중등 교사는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학습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일상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16년차 초등 교사는 디지털 기기 과의존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최근 소셜미디어나 디지털 기기를 통해 짧은 영상을 많이 시청하다 보니 글을 읽는 행위 자체를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며 “기본적 어휘도 줄임말이나 다른 의미로 이해하는 등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사회성 교육 차원에서 걱정스럽기도 하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문해력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독서활동 강화’와 ‘어휘교육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충북의 한 초등 교사는 “문장이 조금이라도 길게 느껴지면 읽는 것을 포기하거나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계속 늘고 있다”며 “다양한 읽기 경험을 통해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독서 프로그램이 더 강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전의 초등 교사는 “수업 시간 중 최대한 단어 하나하나를 설명해주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디지털 기기 사용보단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직접 글을 읽고 쓰는 활동이 더 장려돼야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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