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은 배송만 늦출 뿐’. 이 말이 명언이라는 덴 이견이 없지만, 유니폼 구매를 앞둔 순간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할 이유가 있다. ‘섣부른 결정은 다음 고민만 앞당길 뿐’이기 때문이다. 거금을 주고 산 유니폼이 옷장 속 케케묵은 추억으로 전락하는 건 이미 흔하게 봐 온 일이 아닌가. 첫 유니폼을 장만하려는 ‘뉴비’부터, 신상이 출시될 때마다 한 벌씩은 구매해야 직성이 풀리는 수집가 팬, 혹은 불미스러운 일로 좋아하던 선수를 떠나보낸 안타까운 팬까지… 마킹 고민에 스크롤만 오르락내리락하던 중이었다면 잠시 읽어 보시라. 모든 변수를 정확히 예측할 순 없겠지만, 취향에 따른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준비해 봤다. (※주의: 모든 마킹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에디터 전윤정 사진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 활용 방안
티 없이 영롱한 새 옷에 누군가의 이름을 적어 넣는다니, 마킹만큼 보편적이면서도 팬심을 드러내기 좋은 수단이 있을까. 키트 구매 비용까지 포함하면 어센틱 기준 시가 15만 원을 웃도는 고가의 품목인데도, 응원하는 선수가 생기면 자연스레 유니폼을 사는 데부터 눈길이 가곤 한다. 실제로 해당하는 선수에게 한 벌당 5천 원가량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고 하니, 소소하지만 직접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같은 맥락에서, 마킹을 통한 일명 ‘코인 매수’도 가능하다. 아직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진 못했지만, 선수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하는 셈이다. 표본이 적으니 급작스러운 성적 저하와 이적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 하지 않던가. 유망주가 리스크를 불식하고 팀의 에이스로 발돋움한다면,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알아본 자신에게 느낄 뿌듯함도 그만큼 클 것이다. 너무 흔한 마킹에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면 유망주 코인에 탑승해 보는 건 어떨까.
한편, 유니폼을 야구장에서 응원 도구로 활용하고 싶은 팬이라면 후보 선수들의 포지션에 중점을 둬 보자. 투·타 여부에 따라 출전 빈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선 선발 라인업에 매일 포함되는 ‘붙박이 타자’의 유니폼이 활용 가치가 가장 높다. 매 경기 약 4, 5차례 타석이 돌아오고, 현장의 응원 문화 역시 공격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까닭이다. 특히 전광판이나 TV 중계에 송출돼 보고 싶은 팬이라면 타자 유니폼을 구매해 그가 안타를 쳤을 때 마구 흔들어 보자.
반면, 투수 유니폼은 응원 용품 측면에선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선발 투수는 대체로 정해진 로테이션을 소화하기 때문에, 등판일을 예측해 야구장에 지참하는 것 자체는 쉬운 편. 불펜 투수는 보직별로 등판 상황이 상이한 데다 경기 개시 전까지는 기용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응원 용품으로서의 유니폼 구매는 추천하기 어렵다. 좋아하는 불펜 투수들의 유니폼을 전부 구매해 챙겨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모를까…

#얼마나 입을 수 있을까
탄탄한 소재로 오래 입을 수 있게 제작된 의류지만, 유니폼은 옷감의 질과는 별개로 실질적인 수명이 짧은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뒷면에 새긴 선수 이름에 옷 전체의 명운이 달려 있기 때문. 그렇기에 큰맘 먹고 한 벌을 장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선수의 이적 소식을 접하게 된다면 그만큼 허무한 일도 없을 터.
유니폼의 최소 안전 보장 기간을 예측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 볼 만한 건 선수의 FA 자격 취득 시기다. 현행 제도상 1군 등록일이 145일을 넘기면 정규 시즌 하나를 치른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이 정규 시즌이 총 8시즌(4년제 대학 졸업 선수는 7시즌) 쌓이면 신청 자격을 얻게 된다. 즉, 데뷔 첫 시즌부터 1군 엔트리에 들어 에이스급 활약을 펼친다 해도 이후 7년간은 소속팀에 귀속되는 것이다. 트레이드와 같은 변수를 제외하면 어린 스타 선수의 유니폼이 오래 입을 가능성이 가장 큰 셈.
주축급 선수가 FA 계약 혹은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하면 일반적으로 4년, 길게는 6년을 보장받는다. 따라서 잔류 계약 체결을 기념해 유니폼을 구매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원소속 구단과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만으로 팀 로열티가 어느 정도 증명된 셈이기도 하니까. 다소 슬프게도 4년은 유니폼의 수명을 평가할 때 절대 짧은 기간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위와 같은 계산만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무시무시한 변수도 있으니, 트레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팀 내에서 어느 정도 입지가 있는 선수라 해도 마냥 안심할 수 없는 것이 트레이드인지라, 팀의 상징과도 같은 고참 선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면 트레이드 가능성은 작게라도 감안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마킹한 선수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어 여러모로 안타까운 경우가 이따금 발생하기도 한다.
만약 이 모든 걱정이 귀찮고, 단지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유니폼만 필요하다면 ‘노 마킹’이라는 선택지도 생각해 볼 만하다.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예정이라면 마킹이 없을 때 배송이 훨씬 빠른 경우가 많아 오히려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본인 혹은 선수의 별명, 우승 기원 문구 등을 담아 개인 마킹을 하는 사례도 왕왕 있으니 함께 고려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디테일까지 챙기기
반대로 남들보다 미감이 섬세한 사람이라면 조금 더 고민해 볼 만한 조건들도 소개한다. 평소 티셔츠를 고를 때 프린팅 디자인까지 함께 고려할 때가 있듯이, 유니폼을 살 때도 선수 이름, 배번의 사이즈와 모양, 선수 이미지와 유니폼 디자인의 매치 정도 등을 따져 볼 수 있겠다.
먼저 한국식 이름 특성상 세 글자 이름이, 보편적인 등번호인 0과 99 사이 수 중에서는 두 자리 수가 흔하다. 즉, 이름이 두 자 혹은 네 자 이상이거나 배번이 한 자리 수인 경우 특별한 요소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또한, 배번에 포함된 숫자의 모양도 취향의 영역이 될 수 있는데, 둥근 숫자인 0이나 3, 혹은 각진 숫자인 4나 7 중 한쪽을 더 선호하는 것이 그 예다.
선수의 포지션 번호와 등번호가 일치하는 것도 매력 포인트다. 가령 투수의 수비 번호인 1번을 사용하는 사례로 삼성 라이온즈 이호성, LG 트윈스 임찬규, 두산 베어스 박치국, KT 위즈 고영표, 롯데 자이언츠 한현희,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있다. 한편, 서사가 담긴 숫자를 사용하는 경우도 뜻깊다. 아버지의 번호를 물려받아 사용하는 롯데 윤동희(91번), SSG 랜더스 이승민(9번)이 대표적 사례.
#Editor’s Pick
열기가 빠르게 무르익어 가고 있는 2025시즌. 선수들이 저마다 각자만의 매력을 뽐내고 있어 누굴 선택해야 할지 갈피조차 잡히지 않는다면 여길 보시라. 올 시즌 구단별로 마킹하기 좋을 만한 선수들을 꼽아 봤다. 유니폼 구매 초심자를 대상으로 다소 높은 대중성을 띤 선택지를 준비했다는 점은 참고해 주시길.
① KIA 타이거즈
양현종
디펜딩 챔피언인 만큼 마킹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선수들도 즐비한 KIA. 하지만 누군가 타이거즈의 ‘근본 마킹’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대투수를 보게 하라! 올해로 19번째 시즌을 맞는 리빙 레전드 양현종의 유니폼만큼 ‘타이거즈스러운’ 선택지가 또 있을까. 올 시즌 종료 후 3번째 FA 자격을 얻긴 하지만, KIA의 차기 영구결번 선수로 거론되는 만큼 잔류할 가능성이 크다.
김도영
이젠 KBO리그를 논할 때 슈퍼스타 김도영의 이야기를 빼 놓기 쉽지 않다. 이미 지난해 100억 원대라는 압도적 매출을 기록한 만큼, 사실상 챔피언스필드 교복으로 봐도 무방할 듯한 유니폼이다. 3루수라는 수비 포지션과도 꼭 들어맞는 등번호가 매력 포인트. 도영아, 니 땀시 유니폼도 사 부러야…
②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
연고지 출신 선수에 애착이 가는 편이라면, ‘본투비 라이온즈’ 대구 로컬 보이 구 주장은 어떤가. 2022시즌 직전 FA 자격 취득을 1년 앞두고 체결한 비FA 다년 계약으로 팀에 대한 애정은 충분히 보여준 상황. 등번호 5번에는 김한수의 현역 시절 번호를 물려받았다는 훈훈한 일화도 담겨 있다.
이재현
김영웅, 김현준, 김지찬 등 차세대 스타 선수가 많은 삼성이지만, 고심 끝에 이재현을 뽑아 봤다. 사실 이미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2023시즌 1위, 지난 시즌 2위를 기록하며 그가 삼성의 ‘교복픽’이 된 지는 오래다. 물론 그가 5월 호의 표지 모델이라는 데서 본지의 사심이 조금은 담겼을지도…
③ LG 트윈스
오지환
현역 중 근본픽을 꼽자면 역시 오지환이다. 데뷔 이래 배번 변경이 잦았고 이번이 다섯 번째 번호지만, 더 이상의 변경 계획은 없다는 의사를 내비친 적 있으니 안심해도 될 듯하다. 오지환 유니폼을 입은 팬을 보고 구매 시기를 대략 추측해 보는 쏠쏠한 재미는 덤.
홍창기
‘창기코인’에서 시작해 이젠 ‘창기트윈스’가 돼 버린 팀의 주인공 같은 존재다. 악마라고 불릴 정도로 탁월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을 보유한 터라, 유니폼을 들고 응원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른 선수보다 조금 더 길지도.
손주영
지난해를 ‘복덩어리 5선발’로서 마무리하더니, 올 시즌은 ‘확신의 2선발’로 쾌조의 스타트를 보여준 손주영. 어릴 적 우상이었던 김광현의 배번이자 좌완 투수의 상징이 된 29번을 차지한 터라 ‘배번을 바꿀 리가 없다’ 하는 것이 중론.
④ 두산 베어스
김택연
이제 갓 데뷔 시즌을 치른 신인이 벌써 교복 유니폼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신드롬을 일으킨 망그러진 곰과 두산의 컬래버레이션이 올해도 이어진다고 하니, 일단 ‘김택연용’ 유니폼값은 저축해 놓고 봐야 할 듯. 첫해부터 활약을 시작한 만큼 FA까지 가장 긴 시간이 보장된다는 엄청난 메리트도 있다.
정수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야구깨나 봐 온 두산 팬이라면 한 벌씩 장만해 뒀을 법한 유니폼이다. 이젠 팀 내 유일하게 남은 90즈 프랜차이즈 멤버인 데다가 ‘베중정(베어스 중견수 정수빈)’의 상징성까지 겸비했으니, 원클럽맨 베테랑 유니폼을 원한다면 역시 이쪽.
⑤ KT 위즈
강백호
왠지 만화에 나올 것만 같은 이름부터가 매력적이다. 단지 종목이 농구가 아닌 야구일 뿐. 데뷔 첫 FA 자격 취득을 앞둔 시즌이지만, 마법사 군단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인지라 추천 목록에서 뺄 수가 없었다. 다만 계약이 이뤄질 겨울까지는 잠시 기다려 보는 게 나쁘지 않은 선택일지도…
소형준
자랑스러운 신인왕 출신 소형준이 부상을 딛고 복귀했다. 특별한 성씨로 임팩트를 더한 이름, 동글동글한 인상과 어울리는 30번이 매력을 더한다. 최근 몇 년간 공백이 다소 있었지만, 그 탓에 FA 자격 취득까지도 시간이 제법 남았다는 것이 소비자로서는 긍정적인 요소.
⑥ SSG 랜더스
최정
설명이 필요할까. 앞으로 인천에 또 다른 14번은 없을 텐데 말이다. 올해는 통산 500홈런 달성을 코앞에 둔 상황이니, 기념 유니폼이 출시됐을 때 구매하는 것도 뜻깊을 듯하다. 외자 이름에 매력을 느끼는 타입이라면 더욱더 완벽한 선택.
조병현
앞서 불펜 투수는 유니폼을 들고 응원하기 다소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곤 했지만… 그의 공격적인 투구와 탈삼진 쇼를 보고 있으면 손가락은 이미 ‘No.19 조병현’ 키트를 결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초 인터뷰에서는 상무 피닉스 야구단에서 달던 11번에도 관심이 있다고 했지만, 19번을 달고 한 시즌을 활약한 터라 쭉 가기로 했다고.
박지환
불펜진에 ‘문학 차은우’가 있다면 야수진엔 ‘문학 아이돌’이 있다. ‘야수 1라운드 지명’ 타이틀의 명예를 안고 본인의 야구 인생을 예열 중인 박지환. 신인이지만 이미 랜더스필드에서 그의 이름이 새겨진 옷들이 제법 목격되고 있으니, 유망주를 아끼는 타입이라면 여기로!
⑦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베테랑의 낭만을 사랑하는 롯데 팬에게도, 위험을 최대한 회피하고 싶은 팬에게도 제1순위는 단연 전준우다. 2차 FA 계약이 2027시즌까지 유효한 데다가 올해 한국 나이도 마흔에 접어든 터라 사실상 종신 롯데맨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윤동희
KIA에 03년생 김도영이 있다면 롯데엔 윤동희가 있다. 야구 실력, 퍼포먼스, 팬 서비스 무엇 하나 갖추지 않은 게 없는 자이언츠의 스타다. 아버지가 생활 체육 야구에서 달던 번호인 91번엔 ‘처음과 마지막이 모두 중요하지만, 마지막이 더 중요하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니 더욱 특별한 부분.
손호영
서사 애호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주인공이다. 대학 자퇴 후 미국 진출, 독립 리그, LG 입단, 트레이드로 롯데에 오기까지. 숱하게 마주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온 손호영의 야구 인생에 지지를 보내 보는 건 어떨까.
⑧ 한화 이글스
류현진
존재만으로 구매 명분을 주는 선수다. KBO리그 역대 최고 좌완 투수이자 코리안 몬스터로 불리는 그의 유니폼을 국내 공식 창구를 통해 들일 수 있다니, 망설이고만 있었다면 바로 구매 창으로 달려가자. 앞 번호를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서, 두 자리 수 중에서도 가장 뒤인 99번을 자신만의 시그니처로 만든 사실 또한 멋을 더해 주는 부분이다.
문동주
류현진이 가장 정교한 제구력을 선보이는 투수라면, 문동주는 현재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등판에 새겨진 1이 ‘가장 빠른’이라는 수식어를 설명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올 시즌부터 유니폼 디자인이 전면 교체된 만큼, 첫 마킹의 주인공으로는 역시 ‘대전 왕자’ 문동주가 어떨까.
⑨ NC 다이노스
박민우
이젠 이름만 봐도 서울의 모 고등학교를 찬양하는 문구가 줄줄이 떠오르지만 오해 마시라. 역사를 함께해 온 소속팀을 향한 애정도 모교만큼이나 각별한 프랜차이즈다. 우리 팀 NC가 너무나 자랑스러운 타입이라면, 박민우 유니폼 구매로 ‘NC부심’을 표출해 보자.
김주원
데뷔 초 별명에서부터 팬들의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우주(우리 주원이)’. 지난해 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우주의 면모를 또 한 번 선보인 덕에 올 시즌을 시작하는 느낌도 유독 좋을 그다. ‘창원 아이돌’을 찾는다면 헤맬 것 없이 이쪽.
김휘집
갑작스러운 트레이드로 둥지를 옮겼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빠르게 팀에 융화되더니 후반기에는 동갑내기 김주원과 최고의 시너지를 낸 장본인이다. 야구선수로서의 운명을 예견하기라도 한 듯 ‘휘두를 휘, 잡을 집’을 사용하는 이름도 특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너, 기미지비자나…!
⑩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
형들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지금, 키움에 그를 넘어설 스타가 있을까. 5툴 플레이어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해 나가고 있는 그다. 이적 후 지난해에야 첫 풀 타임 시즌을 치른 만큼 FA까지 남은 햇수 역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니, 그야말로 정석적인 선택.
하영민
유망주 선수들이 즐비한 키움이지만, 그 속에서도 묵묵히 제 몫을 해 온 ‘프랜차이즈’가 있다. 현역 히어로즈 원팀맨 투수 중 유일하게 목동야구장 마운드에 올랐던 하영민이다. 지난해 선발 투수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만큼 그의 이름을 새길 가치는 충분하다.

#번외 - 신중히 골랐는데도
고심하고 또 고심해 골랐는데도 유니폼을 떠나보내야 하는 순간이 닥친다면 어떡해야 할까. 모든 팬에게 같은 상황이 닥쳤을 확률이 거의 1에 수렴할 테니 유니폼을 중고 장터에 올려 봤자 별 의미가 없을 터. 절망하며 안 입는 옷 꾸러미를 열어야 할 것 같지만, 의외로 해결방안이 두 가지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꽤 직관적이다. 기존 마킹을 떼고 다른 선수의 유니폼으로 둔갑시키는 것. 그래도 애정을 담아 구매했던 정든 친구니 가내수공업 방식으로 한 땀 한 땀 키트를 제거해 보자. 최근 대부분의 구단이 채택하고 있는 열 마킹을 기준으로, 글자와 배번이 붙은 부분 안쪽에 리무버를 뿌려 접착제를 녹인 후 카드로 긁어 내는 방식이다.
물론 시간이 마땅찮거나 손재주가 없다면 자본의 힘을 빌리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다. 사설 자수 업체에 맡기면 안전하고 깔끔하게 새 유니폼을 획득할 수 있다. 비용은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마킹 제거는 만 오천 원, 재마킹은 2만 원 내외로 책정돼 있다. 다만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유니폼과 같이 마킹이 특수한 경우엔 사설 업체 이용이 어려울 수 있으니 주의.
또 다른 방법은 유니폼을 짐색으로 리폼하는 것이다. 마킹엔 미련이 없지만, 유니폼은 버리기 아깝다면 귀여운 가방으로 만들어 보자. 지난해부터 SNS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이 리폼 짐색은 어느새 직관 패션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아예 기성품으로 제작해 판매하기 시작한 구단들도 있을 정도니. 약 3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긴 하지만, 유니폼값은 매몰 비용임을 감안하면 잡화 구매비로는 나쁘지 않은 금액이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9호 (5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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