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G4) 이미지. (사진=LG전자)
‘백색가전 명가’로 불리는 LG전자가 올해 1분기에도 H&A(생활가전) 사업 호조로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전 세계적인 가전 수요 감소에도 B2B(기업간거래), 구독 사업으로 실적 호조를 빚은 LG전자는 올해 TV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부품)에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21조959억원, 영업이익 1조3329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증가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LG전자는 2018년 이후 매년 매출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최근 3년간 수익성은 후퇴했다. 경기침체로 가전 수요가 위축된데다 중국 하이얼 등 가전 업체와 가격경쟁, 마케팅 비용이 심화된 영향이다.
단위=억원, 자료=금융감독원. 단 *는 잠정실적임.
LG전자는 전통적으로 LG전자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H&A 사업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가전 구독 시스템과 B2B에 해당하는 HVAC(냉난방공조), 부품솔루션 사업이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AI(인공지능), 에너지효율, 디자인 등 차별화 요소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올해 1분기 출시한 신제품도 판매 호조를 빚었다. LG전자는 올 1분기 출시한 의류관리기 ‘올 뉴 스타일러’, 올인원 세탁건조기인 ‘워시콤보’, 일체형과 대용량의 기능을 합친 세탁건조기 ‘워시타워’ 등 프리미엄 신제품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LG전자는 그간 성과가 미진했던 TV, 전장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전자는 전장을 담당하는 VS 사업부문의 수주잔고가 지난해 말 90조원 중반을 육박했고, 올 상반기에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신제품을 선보이고,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아울러 회사는 지난해 흑자전환한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수주를 확대, 올해부터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인수한 차량용 램프 자회사 ZKW는 차세대 제품 역량 확보, 사업구조 효율화를 함께 추진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TV를 담당하는 HE 사업 부문에선 ‘듀얼 트랙’ 전략을 본격화한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AI 성능을 강화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을 선보였고, 스마트TV 플랫폼인 ‘웹OS(WebOS)’ 콘텐츠·서비스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특히 앞서 집중했던 OLED TV에 추가로 프리미엄 LCD(액정표시장치)인 QNED TV 라인업을 강화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온디바이스AI를 구현한 노트북 ‘LG그램’ 신제품, 게이밍모니터 등 전략 제품을 선보이며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 역량도 개선할 방침이다. 로봇, 전기차 충전 등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 이를 통해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2030년 매출 100조원과 트리플7(Triple7: 매출성장률 7%·영업이익률 7%·기업가치(EV/EBITA 멀티플) 7배)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분기 영업이익은 2020년 이후 5년 연속으로 1조원을 넘기며 시장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갔다”며 “D2C(소비자직접판매) 등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글로벌 생산지 운영체계의 유연성 확보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I 가전 시대를 맞아 단순한 인공지능을 넘어 고객을 더 배려하고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가전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WebOS 플랫폼 사업을 올해 조 단위 매출로 육성하는 한편, 유망 신사업에 조기 투자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G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 및 각 사업본부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아름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