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의 도박… ‘효자’ 경영권 담보로 2000억 수혈

CJ CGV가 6월부터 전환사채(CB) 7000억원 상환 부담을 앞두고 있다./사진제공=CJ CGV, 이미지 제작=이채연 기자

CJ CGV가 7000억 원 규모의 빚 상환을 앞두고 '효자 계열사'인 CJ 올리브네트웍스의 경영권까지 담보로 내놓는 초강수를 뒀다. 실적은 회복세라지만, 정작 돈을 벌어다 줄 핵심 자산에 지배력 리스크라는 ‘족쇄’가 채워지면서 재무 위기가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의 버팀목에 담보를 잡았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해 12월30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위해 2000억 원 규모의 상환우선주(RPS)를 발행했다. 거래 상대방은 특수목적법인(SPC) 하이퍼라이트제일차다. 특히 이번 조달 과정에서 모회사인 CJ CGV는 보유 중인 CJ 올리브네트웍스 보통주 전량(1412만 8808주, 지분율 100%)을 투자자 측에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실적 개선의 핵심인 CJ 올리브네트웍스가 자금 조달 과정에서 심각한 지배구조 리스크를 껴안았다는 점이다. 이번 RPS 발행 과정에서 FI 측에는 투자 지분 매각 시 대주주(CJ CGV) 지분까지 강제로 묶어 팔 수 있는 ‘드래그얼롱(동반매각요구권)’과 대주주 지분 매각 시 FI도 동일한 조건으로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태그얼롱(동반매각참여권)’이 동시에 부여됐다.

이는 이번 RPS 조달이 단순한 재무적 조건을 넘어 CJ CGV의 핵심 자산 지배력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사안임을 시사한다. CJ CGV가 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담보로 내놓은 것은, 외형상 자본 조달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경영권 매각 가능성까지 열어둔 고위험 차입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만약 향후 투자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지분 담보와 드래그얼롱이 맞물리며 FI가 경영권 매각을 포함한 강제 회수 절차에 나설 수 있는 구조다. 자금 조달 방식 자체가 언제든 지배구조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CJ 올리브네트웍스가 현재 CJ CGV 실적의 절대적인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IR 자료 기준 단순 합산 시 올리브네트웍스는 전체 매출의 약 35%를 차지하며 연결 영업이익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국내 극장 사업은 2025년에도 연간 기준 영업적자(-495억 원)를 기록하며 회복이 더딘 상태다. 사실상 올리브네트웍스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 없이는 CJ CGV의 실적 개선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담보까지 꺼낸 이유 CGV 재무부담

CJ 올리브네트웍스 RPS에 경영권 담보 조항이 포함된 배경에는 모회사인 CJ CGV의 절박한 재무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CJ CGV는 코로나19 시기(2021~2022년)에 발행한 전환사채(CB) 중 올해 6월 3,000억 원, 내년 7월 4,000억 원 등 총 7000억 원 규모의 콜옵션 행사 시점을 앞두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거대 재무 부담 탓에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회수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경영권 담보’라는 강도 높은 보호 장치를 요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CB는 현재 0.5~1% 수준의 저금리지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이자율이 3%로 튀고 매년 0.5%포인트씩 추가 인상되는 ‘스텝업(Step-up)’ 구조다. 상환이나 차환이 늦어질수록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셈이다.

CJ CGV의 자금 동원력은 여전히 한계치다.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962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42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실속 없는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한 총차입금은 2조 3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6495억 원을 확보하며 유동성을 높였지만, 부채비율 534%와 6월부터 몰려올 7000억 원의 CB 상환 압력을 견디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J 올리브네트웍스의 성과만으로 이 거대한 재무적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CJ CGV 관계자는 “RPS 발행은 올리브네트웍스의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것이며, 지분 담보 등은 통상적인 투자 조건”이라며 “CB 콜옵션 대응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선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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