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하고 나면 남는 것이 시간이다. 그래서 그동안 못 했던 취미 하나쯤 제대로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취미는 노후의 무료함을 줄이고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좋은 수단이지만, 문제는 즐거움보다 소비가 중심이 되기 시작할 때다.
특히 고정적인 수입이 줄어든 뒤에는 현역 시절과 같은 방식으로 취미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3위. 모임이 중심이 된 골프
골프 자체가 나쁜 취미라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운동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비용이 더 커질 때다. 라운딩 비용뿐 아니라 식사와 술자리, 이동비, 장비 교체까지 이어지면 한 번 나갈 때마다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 수 있다.
특히 주변 사람들이 좋은 장비를 바꾸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게 비교 소비에 빠지기 쉽다. 은퇴 후 골프는 자신의 노후 예산 안에서 즐기면 좋은 취미지만 체면 때문에 계속 따라가야 하는 모임이 되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

2위. 장비를 계속 바꿔야 만족하는 취미
낚시를 시작했는데 낚싯대가 계속 늘어나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장비 가격으로 사람을 비교한다. 카메라, 오디오, 캠핑처럼 장비의 세계가 깊은 취미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처음에는 "이번 한 번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취미의 즐거움이 활동 자체보다 새 장비를 사는 데서 나오기 시작하면 소비에는 끝이 없다. 특히 퇴직 후에는 예전처럼 다시 벌어 채우기가 쉽지 않다. 좋은 취미는 장비를 사지 않는 달에도 여전히 즐거워야 한다..

1위. 돈 버는 재미까지 붙어버린 투자
노년에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투자를 취미처럼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주식과 가상자산, 각종 투자 자체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노후자산을 관리하는 것과 매일 사고팔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을 구분하지 못할 때다.
처음에는 소액으로 시작한다. 수익이 나면 금액을 키우고 손실이 나면 본전을 찾겠다며 더 많은 돈을 넣는다. 어느 순간 투자 수익보다 시세를 확인하는 자극에 빠지고 생활비와 비상금까지 투자금처럼 바라보기 시작할 수 있다.
현역 시절에는 손실이 생겨도 월급으로 다시 저축할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60대와 70대에는 큰돈을 잃었을 때 회복할 시간과 소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노후에 가장 위험한 취미는 돈이 많이 드는 취미만이 아니다. 돈을 쓰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들면서 어느 순간 노후자금 전체를 걸게 만드는 취미다.

노년에 취미는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취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취미 때문에 생활비와 비상금까지 흔들리는 것이다. 그래서 은퇴 후에는 무엇을 하느냐만큼 한 달에 취미에 얼마까지 쓸 것인지 먼저 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산책과 등산처럼 돈이 거의 들지 않는 활동도 좋고 골프와 여행처럼 비용이 필요한 취미도 형편 안에서 즐기면 충분히 좋은 노후생활이 될 수 있다. 다만 취미 때문에 계속 더 좋은 물건을 사고 더 큰돈을 걸어야 즐겁다면 한 번쯤 멈춰볼 필요가 있다.
노후의 좋은 취미는 남들에게 자랑할 것이 생기는 취미가 아니라, 돈을 많이 쓰지 않은 날에도 내일 또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취미인지도 모른다.
Copyright © 성장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