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피해에도 그대로…“참다참다 이사 갑니다”

신현욱 2023. 6. 7.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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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8월 시간당 100mm 이상 쏟아진 폭우에 서울 등 중부지방이 물바다가 됐습니다.

열흘 동안, 반지하에서 못 빠져나오거나 하천에 휩쓸려가 숨진 사람이 17명이었습니다.

유족과 주민들에겐 떨치기 힘든 고통이 남았습니다.

기상청은 올해도 평년보다 비가 많이 올 거라고 예측합니다.

장마는 이달 말쯤부터로 예상되는데, 올해는 괜찮을까요?

KBS는 지난해 피해가 심했던 지역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사흘 간 집중 보도합니다.

먼저, 아직도 복구 중인 특별재난지역 상황부터 전하겠습니다.

신현욱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집중호우 당시 도로 곳곳이 끊어졌던 경기도 양평군.

10개월이 지났지만, 하천 주변 무너져 내린 도로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이미 좁았던 왕복 2차로는 절반을 못 쓰게 돼 더욱 불편해졌습니다.

[박용/주민 : "다른 길이 없기 때문에 이 도로밖에 이용할 수 없는데, 밤에는 여기가 좀 가로등도 없고 어두운 편이기 때문에…"]

이런 도로는 이 마을에만 최소 세 곳입니다.

[김규한/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강도가 높은 호우가 내릴 경우에 제방 법면(경사면)이 무너져 내리면서 도로 붕괴는 물론이거니와 지반 침하로 이어져서…"]

버스를 기다리던 30대 여성이 지반침하로 하천에 떠내려가 숨진 경기도 광주시.

역시 1년 전 그대로입니다.

무너진 전봇대와 철근 잔해를 치우지도 못하고 임시 조치해놨습니다.

폭우로 무너진 안전펜스 대신 드럼통들이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고, 제방은 돌로 채워진 자루들이 받치고 있습니다.

[김경덕/주민 : "이번에 비 많이 오면 그땐 누가 책임지냐고. 이사 무지 많이 갔어요. 겁나니까 이게 너무 얕으니까."]

정비 공사 민원을 넣어봐도, 빨라야 내년 6월 완료될 거란 말뿐.

올해는 알아서 대비해야 할 상황입니다.

[경기 광주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하천 정비 계획에 맞춰서 진행을 하다 보니까 공사 기간도 길고."]

지난해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15개 지자체 가운데, 복구가 모두 끝난 곳은 서울 3개 지역에 불과합니다.

경기 지역 복구율은 50%대, 가장 낮은 경주는 20%도 채 안 됩니다.

피해조사, 계획 수립, 설계, 입찰 등을 다 거치면 착공까지만 1년이라는 게 지자체들 설명입니다.

[장석환/대진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 "예산을 받아내고, 심의를 거쳐서 입찰 공고를 내고…. 재해 복구만큼은 행정적인 절차를 단축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던 주민들은 지지부진한 복구 작업에 다시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현욱입니다.

촬영기자:최하운/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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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욱 기자 (woog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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