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8월 15일, 전 세계 수장들과 거부들은 TV 앞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절대 변하지 않을 '절대 금고'라 믿었던 약속이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 속에서 전 세계 금의 70%를 싹쓸이하며 완벽한 경제 패권을 쥐었던 거대한 설계. 그리고 위기가 닥치자 망설임 없이 전 세계를 향해 방패를 던져버린 역사상 가장 뻔뻔하고도 치명적인 배신의 전말을 폭로한다.

1. 대영제국의 몰락과 '달러 패권'의 탄생
제2차 세계대전은 영국의 긍지를 짓밟았지만, 미국에게는 유례없는 부를 안겨주었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 무기와 군수물자를 팔아치운 미국은 종전 무렵 전 세계 금 유통량의 70%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1944년 브레턴우즈 회의는 이 압도적인 부를 확인하는 대관식이었다. 영국의 세계적 경제학자 케인스는 초국가적 화폐 '방코르'를 제안하며 권력 분산을 꾀했으나, 미국의 무명 관료 해리 화이트의 힘의 논리 앞에 처참히 무너졌다. 이때부터 '금 1온스=35달러'라는 공식 아래 달러가 곧 세계의 기축통화가 되는 브레턴우즈 체제가 막을 올렸다.

2. 전 세계를 장악한 거대한 구호의 이면
미국은 달러를 무기로 세계를 재편했다. 이른바 마셜 플랜(유럽)과 도지 플랜(일본)이다. 폐허가 된 동맹국들에 막대한 자금과 물자를 쏟아부으며 재건을 도왔지만, 이는 단순한 자선사업이 아니었다. 원조금의 약 70%는 다시 미국의 과잉 생산된 물품을 수입하는 데 쓰였다. 결국 서유럽과 아시아는 경제적으로 부활하는 동시에, 미국 경제와 달러 시스템에 완벽하게 종속되는 철저한 '달러 네트워크'의 노예가 되었다.

3. 황금 방패를 스스로 부숴버린 '충격의 선언'
그러나 영원할 것 같던 달러의 철옹성도 베트남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지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막대한 전비를 감당하기 위해 미국이 달러를 마구잡이로 찍어내자, 물가는 폭등하고 화폐 가치는 추락했다.
이에 불안감을 느낀 프랑스의 드골 등 유럽 국가들이 "달러를 다시 금으로 바꿔달라"며 뱅크런을 시도하자, 미국의 금고는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결국 1971년, 닉슨 대통령은 세계 경제 질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금과 달러의 교환을 일방적으로 정지시킨 '닉슨 쇼크'였다. 세계 경제의 경찰을 자처했던 미국이, 자국의 이익이 위협받자 하루아침에 국제적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린 역사상 가장 거대한 '채무 불이행' 사건이었다.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기축통화도 없다. 오직 '자국 우선주의'만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잔인하고도 확실한 동력이다.
역사적 한 줄 지식
브레턴우즈 회의에서 미국의 힘에 밀려 참담한 패배를 맛본 영국의 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귀국 후 건강 악화로 1946년 기차에서 쓰러져 영국의 쇠퇴와 함께 쓸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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