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145로 2군 갔던 노시환, 한 달 반 만에 이렇게 달라졌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2볼넷으로 4출루를 기록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9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만들어낸 끝내기 적시타는 2019년 1군 데뷔 이후 처음 나온 끝내기 안타였다. 이 승리로 한화는 34승 35패 1무를 기록하며 두산을 6위로 밀어내고 5위 자리를 다시 가져왔다. 그런데 이 활약이 더 눈에 띄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한 달여 전까지만 해도 노시환은 2군에 있었다.

노시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11년 307억원 규모의 초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데뷔 후 지난 시즌까지 830경기에서 770안타, 124홈런, 490타점, 타율 0.264를 기록해온 선수였고, 직전 시즌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전 경기에 출전해 32홈런 101타점 타율 0.260으로 커리어 하이를 작성한 바 있다.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구단은 장기 대형 계약을 안겼다.

하지만 시즌 초반 성적은 계약 규모와 정반대로 흘러갔다. 개막 후 13경기에서 8안타 3타점 6득점, 타율 0.145에 머물렀다. 결국 4월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2군으로 내려갔다. 김경문 감독은 당시 "FA가 되면서 본인 스스로 연습을 열심히 했다. 책임감도 강하고 준비도 열심히 했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을 것"이라며 노시환을 다독였다. 대형 계약 직후 나온 부진과 2군행이었던 만큼, 외부의 시선도 곱지 않았던 시기였다.

이날 경기에서 노시환은 0-1로 뒤진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두산 선발 타카다 타쿠토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날렸다. 시즌 11호포로, 지난 17일 NC전 이후 5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이후 3회 볼넷, 5회 삼진, 8회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를 이어갔다.

승부는 2-2로 팽팽했던 9회말에 갈렸다. 두산은 2사 2루 상황에서 강백호와의 승부를 피하고 자동 고의4구로 1루를 내준 뒤, 노시환과 정면 승부를 택했다. 두산 마무리 이영하를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받아친 노시환은 좌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적시타를 만들어냈고, 2루에 있던 요나단 페라자가 3루를 돌아 결승점을 밟았다. 이로써 한화는 3-2로 승리했고, 두산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이날 활약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단순히 한 경기 잘했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2군에서 복귀한 4월 23일부터 이날까지 노시환은 51경기에서 59안타 11홈런 41타점 42득점, 타율 0.29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시즌 초반 13경기의 처참한 성적과는 완전히 결을 달리하는 흐름이다. 같은 기간 리그 전체에서 득점 2위, 타점 공동 6위, 홈런 공동 7위, 최다안타 8위, 장타율 10위에 올라 있다는 점은, 이 반등이 일시적 불방망이가 아니라 일정 기간 누적된 결과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월별로 끊어 보면 흐름이 더 선명하다. 3~4월 타율 0.195로 출발했던 시즌은 5월 타율 0.317, 7홈런, 25타점으로 완전히 반등했고, 6월에는 타율이 0.260으로 다소 내려왔지만 홈런 3개와 2루타 5개로 장타력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 5월의 폭발적인 생산력이 6월 들어 다소 조정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지만, 이날 두산전처럼 결정적 순간에 터지는 한 방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 흐름을 구단 입장에서 보면 더 중요한 의미가 생긴다. 307억이라는 계약 규모는 단기 성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한 투자였다. 시즌 초반 부진과 2군행이라는 과정을 거쳤지만, 두 달 가까운 기간 동안 꾸준히 상위권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구단이 봤던 장기적 가치 판단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6월 들어 타점과 타율이 5월보다 낮아진 점은, 시즌 후반까지 이 페이스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구간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타율 0.145에서 2군행까지 겪었던 선수가 두 달 만에 끝내기 안타로 팀의 5위 탈환을 이끌었다. 5월의 폭발력이 6월의 조정 구간을 지나 시즌 후반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한화가 노시환을 중심으로 가을야구 경쟁에서 얼마나 더 올라설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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