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랍을 여니, 20년 전 통장 정리표가 나왔습니다.
책장 한 구석엔 대학 졸업한 아들의 초등학교 공책이,
베란다에는 언제 쓰지도 모를 냄비 뚜껑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놓여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생각했습니다.
“이게 다 뭐지?
왜 나는 이걸
계속 가지고 있었던 걸까?”
🧱 물건은 짐이 되고,
짐은 결국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처음엔 다 추억이었습니다.
그래서 못 버렸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건 추억이 아니라 ‘짐’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꺼내지도 않는 옷
고장 난 가습기
언젠가 쓸 줄 알았던 식기세트
돌아가신 부모님이 쓰던 오래된 가구
이 모든 게 내 삶을 붙잡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 늦게 알아챘습니다.
🧹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아니, ‘놓기’를 연습한 겁니다.
처음엔 어렵습니다.
‘혹시 나중에 필요할까 봐’라는 말이 자꾸 머리에 맴돕니다.
하지만 한 번 버리고 나면, 생각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속이 시원하고,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정리는 물건을 비우는 게 아니라,
내 삶에서 필요 없는 감정까지 정리하는 일이라는 것을.
💡 그리고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이제야 내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구나.”
정리하고 나니 집 안이 넓어졌습니다.
아니, 내 마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 괜히 짜증이 덜 납니다.
✔ 숨쉬기가 편해졌습니다.
✔ 남편과 말이 늘었습니다.
✔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이 생겼습니다.
🔚 그리고 약속했습니다.
이제는
필요 없는 물건을 사지 않기로,
추억에만 기대지 않기로,
미래를 위해 오늘을 버리지 않기로.
물건을 버렸지만, 나는 나를 다시 얻었습니다.
그렇게,
정말로
진짜 내 인생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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