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렉소, 美MS와 AI 수술 로봇 만든다

김시균 기자(sigyun38@mk.co.kr) 2023. 3. 1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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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수술용 의료로봇 기업 큐렉소가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을 몰고 온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최근 AI 수술 로봇 개발 협력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 한 장만 갖고도 AI 로봇이 수술 계획 산출부터 절삭까지 수술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방식이 국내 최초로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MS가 매 해 100여 곳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맺는 프로젝트를 벌이는 가운데 수술용 의료로봇 업체 큐렉소와 사업을 위해 최근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사용서비스 계약을 맺고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검토 및 준비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재준 큐렉소 대표(사진)는 "언제든지 사용자(의사 등)가 노트북 같은 하드웨어 없이도 본인 아이디만 갖고 클라우드에 접속하면 AI 소프트웨어가 CT 등 사진을 3차원 이미지로 바꿔 산출해낸 자동수술 계획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현재 부분적 자동화만 가능한 큐렉소의 수술용 의료로봇들이 AI 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수술 계획을 제시하고, 수술 후에도 결과 이미지를 분석해 다음 수술 계획까지 내놓으면서 수술 과정 대부분을 수행해내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척추 및 인공관절 수술 등을 할 때 의사가 직접 CT 이미지 등을 보고 수술 방향을 정한 뒤 큐렉소 수술 로봇과 함께 집도에 들어가야 한다. 대부분 과정을 의사가 직접 수행한다. AI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계획을 짜주고 어떤 방향으로 수술하면 좋을지 등을 결정해 주면서 자동으로 수술에 임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큐렉소가 MS와 개발 협력을 지속할 경우 5년 내 글로벌 의료로봇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AI, 증강현실(AR), 로봇 기술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업체'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2024년 수술 로봇 사업으로만 500억원대, 2025년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큐렉소는 2006년 의료업계에 첫발을 디뎌 2011년 한국야쿠르트에 인수된 곳이다. 2017년까지는 매해 1~2대 로봇을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2017년 현대중공업 의료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수술용 로봇 회사로 두각을 나타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수억 원에 달하는 고가 수술 로봇을 2020년 18대, 2021년 30대, 지난해엔 62대로 두 배 이상 판매하면서 2022년 650억원 매출 가운데 로봇 사업으로만 212억원을 올렸다. 이는 모두 야쿠르트 이사 출신으로 2012년부터 큐렉소를 이끌어온 이 대표 주도로 일궈낸 성과다. 이 대표는 "기존 로봇 사업을 뒤엎고 2017년부터 매해 50억~60억원씩 들여 새롭게 로봇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 결과"라며 "올해 수술용 의료로봇 사업에서 나오는 매출만 3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큐렉소는 현재 수술용 의료로봇 3종을 직접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국내 첫 척추 수술 로봇 '큐비스 스파인', 인공관절 수술 로봇 '큐비스 조인트', 보행 재활 로봇 '모닝워크' 등이다. 이 중 큐비스 조인트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4000회 수술에 쓰였고, 모닝워크는 4만회 치료를 시행해 임상 가치를 증명한 바 있다.

이미 인도 시장에 출시된 큐비스 조인트의 미국 진출 계획도 순항하고 있다. 이 제품은 미국 관계사 싱크서지컬(TSI)의 인공관절 수술 계획 소프트웨어 '티플랜'과 결합한 시스템이다. 미국 시장에는 '티맥스'라는 제품명으로 2024년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올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허가를 신청해 올해 말 승인받는 것이 목표다. 큐렉소가 시스템 개발·생산을, TSI가 FDA 인허가 절차를 비롯해 마케팅과 판매를 맡는다.

이 대표는 "TSI 자문 의사를 통해 이전에 많은 수술 로봇을 판매한 경험이 있는 직원을 중심으로 열심히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추산으로 수술용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2조원에 이른다. 이 중 76%가 복강경 수술 로봇이다. 올해까지 20조원대로 성장하는 가운데 정형외과·신경외과 수술로봇 비중이 3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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