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력산업 발달사서 중요한 역할 ‘대구’ 아시나요

신헌호 기자 2025. 11. 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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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대흥전기주식회사 국문 번역본 공개
전력 수요 및 성장성 높아 전기회사 최적지 인식
일제강점기 당시 대흥전기주식회사 본사 전경. 현재 대구시 동인청사 인근에 있는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건설지사 부지에 대흥전기주식회사 본사가 있었다. 대구시 제공

대구는 한국의 전력 발달사에서 중요한 도시로 평가된다. 현재 한국 전력산업을 이야기하면 많은 이들이 한국전력공사(한전)를 떠올린다. 그 한전을 만들어 낸 모체 중 하나가 바로 일제강점기 대구에서 출발한 '대흥전기주식회사'다. 하지만 대구가 대한민국 근현대 전력산업 발달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 같은 내용은 대구시가 최근 공개한 대흥전기주식회사의 연혁사와 발달사를 한글로 번역한 자료에 상세하게 서술돼 있다.

20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흥전기주식회사는 일제강점기 많은 고미술품을 수집해 일본으로 반출한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설립해 1945년까지 경영을 맡았던 회사다. 1911년 대구에 설립된 '대구전기'와 1917년 함흥에 설립된 '함흥전기'가 1918년 합병해 출범했다. 이후 6개의 전기회사가 대흥전기를 중심으로 통합되면서 '남선합동전기'로 이어졌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대흥전기주식회사 발달사'(1934년)와 '대흥전기주식회사 연혁사'(1939년)다. 1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대구 전력산업의 일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일제강점기 당시 가로등이 켜진 북성로의 야경. 대구시 제공

특히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경영을 맡았던 시기와 전력산업의 확장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대구가 담당했던 역할 등을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이 자료에서 대구는 '조선의 나고야'로 비유될 만큼 정치·경제의 중심기능과 활발한 물자 집산구조를 갖춘 도시로 묘사된다. 또 대구의 시가지는 '현재의 5~6배로 확장될 도시'로 평가되며, 전력 수요와 성장성이 높은 대구가 전기회사 설립의 최적지로 인식됐음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전력산업이 도시와 지방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때 장기적인 이익과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다는 관점이 거듭 언급된다. 이를 통해 당시 오구라 다케노스케와 대흥전기가 바라본 도시 발전에 대한 인식도 확인할 수 있다.

책임 번역자로 참여한 오진석 배재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이 자료는 그동안 학술적으로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대흥전기의 기업사 연구는 물론, 일제강점기 전력산업사와 대구경제사 연구에도 중요한 기초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그동안 '대구부읍지', '대구민단사', '대구부사례' 등 과거의 대구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을 꾸준히 번역해 공개하고 있다. 이 자료들은 온라인에서 일정기간 공개돼 검증된 뒤 '대구사료총서'로 발간될 예정이다. 자료는 대구시 홈페이지(대구소개-역사-대구역사자료)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재성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일제강점기 전력산업의 형성과 도시·산업구조의 변화 속에서 대구가 담당했던 역할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사 연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지역사 연구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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