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속한 튀르키예 리그, '사상초유' 심판 베팅 스캔들 터졌다... 심판 149명 자격정지+선수 3700명 전수조사

임기환 기자 2025. 11. 1.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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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튀르키예 축구가 초유의 심판 베팅 스캔들로 휘청이고 있다. 무려 149명의 심판이 자격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쉬페르리그를 비롯한 튀르키예 프로축구 전반이 신뢰의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튀르키예 축구협회(TFF)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프로축구 징계위원회가 제22차 회의에서 심판 베팅 관련 징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 결과, 조사를 받은 152명의 심판 중 149명이 8개월에서 12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나머지 3명은 여전히 조사가 진행 중이며, 추가 징계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브라힘 하지오스마놀루 TFF 회장은 단호했다. 그는 "튀르키예 축구의 명성은 경기장의 땀과 정직함 위에 세워졌다. 이 가치를 배신하는 행위는 단순한 규칙 위반이 아니라 신뢰 자체를 무너뜨리는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스캔들은 지난달 27일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처음 공개됐다. 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은 "우리는 오랫동안 축구계 내부의 병폐를 알고 있었다. 이제 질서를 바로잡을 때"라며, 그 출발점으로 심판 커뮤니티를 지목했다. 그리고 그가 공개한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TFF의 조사 결과, 프로 리그 현역 심판 571명 중 371명이 최소 한 개 이상의 베팅 계정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중 152명이 실제로 축구경기에 베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 충격적인 건 이 중 1부리그 심판 7명, 1부리그 부심 15명, 2부리그 심판 36명, 그리고 2부리그 부심 94명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도박 중독에 가까운 사례도 드러났다. 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은 "10명의 심판이 1만 건 이상의 베팅을, 한 명은 무려 1만8277건의 베팅을 했다"고 발표했다. "42명의 심판은 1000건 이상 베팅을 했다"며, 단순한 호기심 수준을 넘어선 중독성 양상을 지적했다.

다행히 베팅의 대부분은 해외 리그 경기였던 것으로 밝혀졌지만, 문제의 본질은 심각하다. TFF 규정 제6222호에 따르면 심판의 불법 베팅 혐의는 5년의 법적 시효를 가진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는 모두 지난 5년 내 발생한 사건으로, 실상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은 "이번 조치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심판뿐 아니라 모든 구단과 선수들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겠다. UEFA와 협력해 합동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튀르키예 방송 '하베르튀르크'에 따르면, 현재 약 3700명의 선수들이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쉬페르리그 구단들의 반응도 격앙됐다.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 트라브존스포르 등 주요 구단들은 "심판들의 베팅 내역과 배정 경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일부 베팅 연루 심판들이 2022~2023시즌 경기들을 맡았다는 점에서, 당시 리그에 있던 한국인 선수 김민재(전 페네르바체)나 황의조(알란야스포르)의 경기 역시 조사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는 튀르키예 축구의 뿌리를 흔드는 초유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미 과거부터 심판 판정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쉬페르리그는 이번 스캔들로 국제적 신뢰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 와중에 페네르바체를 이끌었던 주제 무리뉴 감독의 과거 발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부임 직후부터 튀르키예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이 리그는 독성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여러 차례 판정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출전 정지 및 벌금 징계를 받았으며, "튀르키예 심판이 경기를 운영했다면 재앙이었을 것"이라는 발언으로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무리뉴 감독은 "튀르키예에 오기 전 이런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와보니 들은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만약 모든 진실을 알았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당시에는 과장된 불평처럼 들렸던 그의 말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실상 예언에 가까운 경고였다는 평가로 뒤바뀌고 있다.

149명의 심판이 징계를 받은 전례 없는 스캔들. 지금 튀르키예 축구는 단순한 부패를 넘어 '신뢰 붕괴'라는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오스마놀루 회장이 강조했듯, 이제 문제는 단순한 자격정지 처분이 아니라, 무너진 신뢰를 되살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튀르키예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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