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문의 즐거운 독서] <4>『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이 책의 저자 김상욱은 양자물리학을 연구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물리학 교수로서 전문 분야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중과 호흡하며 어려운 과학을 쉽게 들려주는 교수다. 이 책의 제목은 윤동주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서 '시' 대신에 '인간'으로 바꾸어 정한 것이라고 밝힌다. 저자는 물리학자의 눈으로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과학이 새로운 시대의 교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어떻게 만물이 되는가', '별은 어떻게 우리가 되는가', 그리고 '우주에서 피어난 경이로운 우연인 생명'에 대해서 물리학의 원리를 이야기하면서 각 장의 끝에 에세이를 싣고 있다. 그것은 '물리학자에게 신이란' 무엇이며, '물리학자에게 죽음이란' 무엇이며, '물리학자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평소 과학 서적에 대해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물리학자가 이렇게 글을 부드럽고 쉽게 쓰니 어려운 물리학이 포근한 인문학으로 변한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이 중에서 두 번째의 주제인 '물리학자에게 죽음이란'은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고, 우리는 원자로 영생한다'는 부제를 달고 있어 나의 관심을 끌었다.

그러므로 물리학자의 눈으로 죽음을 바라보면, 생명은 더없이 경이롭고 삶은 더욱 소중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의 이 기적 같은 찰나의 시간을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낭비하거나 남을 미워하며 보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다.
우리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는 없지만, 죽음으로 모든 것이 소멸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고대 로마에서는 엘리트가 받을 수 있는 최악의 형벌은 '기록 말살형'이었다고 한다. 즉, 죄인이 남긴 모든 흔적을 말살하는 것인데 사형보다 심한 형벌로 간주되었다고 한다. 그처럼 죽음 이후에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남기고, 또 무엇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물리학자는 분명히 말한다. 죽음 이후에도 원자는 남는다는 것이다. 죽음이란 원자의 소멸이 아니라, 원자의 재배열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원자를 통해 영원히 존재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며, 살아있는 순간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김상진 기자 sjkim@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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