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묘, 새벽에 모란공원 기습이장... 전태일 열사 뒤쪽에 묻혔다
‘2차 가해’ 논란에 작업 서두른 듯
與 “민주화 성지에 대한 모독”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묘가 지난 1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내 ‘민주열사묘역’으로 이장됐다. 2020년 7월 비서 성추행으로 피소된 직후 극단적 선택을 했던 박 전 시장의 유해는 노동운동가 전태일(1948~1970) 열사 뒤쪽에 묻혔다.
박 전 시장 이장은 묘지 직원들이 출근하기도 전인 이른 새벽부터 진행됐다. 경남 창녕군에 있던 박 전 시장 묘는 당초 이날 오후 3시에 이장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성추행 전력의 박 전 시장이 전 열사를 비롯, 박종철 열사, 문익환 목사, 조영래 변호사 등이 묻힌 ‘민주화 성지(聖地)’에 이장된다는 사실이 먼저 보도되자 여성계를 중심으로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이장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할 것 등을 우려해 작업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모란공원 관계자는 “오전 8시 직원들이 출근해 보니 이장은 다 끝나 있었다”고 했다. 오후 3시엔 유족을 비롯,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의원과 지지자들이 모여 추모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시장 아내 강난희씨와 자녀들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강씨는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정말 많지만 차차 하겠다”고 했다. 지지자들은 “힘내세요”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고인과는 변호사 사무실을 10년 넘게 함께했던 깊은 인연이 있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은 2020년 사망 당시 유서에서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했다. 이에 따라 유해는 그해 7월 13일 고향 창녕군 장마면 선영에 묻혔다. 그러나 이듬해 한 20대 남성이 묘를 훼손한 사건이 발생하자 유족이 이장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이장에 대해 “민주화 성지 모독이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했다. 여성신문은 2일 “박 전 시장 묘지 옆엔 박혜숙 열사가 잠들어 있다”고 보도했다. 생전 민주화에 헌신한 여성 운동가 곁에 박 전 시장이 묻히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민주당은 박 전 시장 이장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여당은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칭했던 민주당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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