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전통시장 골목의 작은 방앗간이 최근 일본 관광객들의 새로운 필수 방문지로 떠오르고 있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한국을 찾을 일본인 관광객은 약 38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2025년 외국인 관광객 분석 자료에서는 일본인 방한객 중 여성 비율이 65~67%에 달하고, 그중 20대가 3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방문 목적 역시 96~98%가 순수 관광으로 조사됐다. 단순 쇼핑보다 현지인이 실제로 먹고 쓰는 로컬 식재료를 경험하려는 흐름이 강해지면서, 서울 전통시장의 참기름과 들기름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양념이지만 일본 관광객에게는 병을 여는 순간 향의 차이가 느껴지는 특별한 미식 기념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석 압착이 만든 진한 향

한국 전통시장 방앗간의 가장 큰 매력은 즉석 압착이다. 이미 병에 담겨 유통된 제품과 달리, 주문 후 바로 짜낸 참기름과 들기름은 향이 훨씬 선명하게 느껴진다. 참깨와 들깨를 볶은 뒤 바로 압착하기 때문에 고소한 향이 살아 있고, 병을 여는 순간 풍미 차이가 확실히 드러난다.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 시장 기름집에 열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완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고른 기름이 눈앞에서 병에 담기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은 대형 마트나 기성품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로컬 체험에 가깝다.

서울 중구 중부시장 같은 전통시장 기름집 후기가 일본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 기름을 먹다가 일본 제품을 먹으면 차이가 느껴진다”, “병을 여는 순간 향이 퍼진다”는 반응은 즉석 압착 기름의 신선함과 향에 대한 만족감을 보여준다.
일본 MZ가 시장을 찾는 이유

최근 일본 젊은 관광객들은 대형 쇼핑몰보다 전통시장, 노포, 골목 식당처럼 현지 생활이 묻어나는 공간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20대 여성 관광객 비중이 높다는 점은 이런 흐름을 더 잘 보여준다. 한국 여행이 단순한 쇼핑을 넘어 생활 밀착형 미식 체험으로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통시장 기름집은 이런 여행 방식에 잘 맞는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한국 가정식의 핵심 향을 만드는 재료이고, 비빔밥이나 나물 무침, 국물 요리, 고기 양념 등 다양한 음식에 쓰인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관광객에게는 집에서도 그 맛을 재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념품이 된다.

실제 시장 상인들 역시 젊은 일본 관광객의 방문이 늘었다고 말한다. 20~30대는 물론 10대 학생 관광객도 찾아오고, 참기름과 들기름을 함께 구매해 선물용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는 현장 반응도 이어진다.
들기름이 건강식으로 뜬 이유

참기름뿐 아니라 들기름도 일본 관광객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일본 건강 방송에서 들기름의 오메가3 성분이 조명된 뒤 한국산 들기름은 향이 깊고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퍼졌다. 이제 들기름은 단순한 조미료가 아니라 건강한 기름이라는 이미지까지 함께 갖게 됐다.

들기름에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균형 잡힌 식단에서 건강한 지방 공급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기름인 만큼 많이 먹는 것보다 나물, 비빔밥, 두부, 국물 요리에 소량 곁들이는 방식이 적절하다.

참기름은 고소한 향이 강하고, 들기름은 더 묵직하고 깊은 풍미가 있다. 두 기름은 쓰임새가 달라 함께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전통시장에서는 참기름과 들기름을 7대 3 정도 비율로 섞어 선물용으로 사가는 관광객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컬 양념이 된 여행 기념품

일본 최대 여행사 JTB의 2025년 조사에서는 일본인이 가장 선호하는 해외 여행지 1위가 한국으로 나타났고, 비율은 30.4%였다. 특히 20대 여성들의 지지가 압도적이었다는 점은 한국 여행 소비가 앞으로도 더 세분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K팝과 드라마로 시작된 관심이 이제는 전통시장과 로컬 식재료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환율 환경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엔화와 원화 가치가 함께 낮아지면서 일본인 관광객이 체감하는 한국 여행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흐름 속에서 전통시장은 단순한 장보기 공간을 넘어 한국적인 맛을 체험하는 관광지로 바뀌고 있다.

결국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 시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부피가 크지 않아 가져가기 좋고, 선물용으로도 적합하며, 무엇보다 일본 제품과 다른 진한 향을 바로 느낄 수 있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양념이지만, 일본 관광객에게는 한국 여행의 기억을 집에서도 이어가게 해주는 최고의 로컬 미식 아이템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