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아베스틸지주가 지난해 철강 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세아창원특수강과 세아항공방산소재 등 자회사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을 방어한 영향이다. 올해부터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자회사의 통합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예정이어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3조6522억원, 영업이익 102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이달 9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95.6%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4.3% 증가한 617억원을 기록했다.
세아베스틸지주 관계자는 “스테인리스·고강도 알루미늄 등 고부가 제품의 판매 확대 전략, 탄력적 가격 정책, 2024년도 일회성 비용(통상임금 충당금) 반영에 따른 기저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건설·기계 산업 등 특수강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로 인해 세아베스틸지주 또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 영향으로 판매단가와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악재가 겹쳤다. 그럼에도 세아베스틸지주는 스테인리스 선재·봉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와 적극적 영업활동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지주회사로서 산하에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 등 주요 자회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실적은 세아창원특수강과 세아항공방산소재가 견인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스테인리스 선재·봉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와 니켈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안정화로 지난해 매출 1조3991억원, 영업이익 53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89.6% 늘었다.
글로벌 항공·방산 시장에 고강도 알루미늄 소재를 공급 중인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창사 이래 최대 영업실적을 냈다. 특히 세아항공방산소재 매출은 세아베스틸지주 전체 매출의 3.5%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24.1%를 차지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는 영향이다.
올해는 미국의 철강 관세 및 유럽연합(EU)의 세이프가드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 중국발 공급 과잉 및 저가 공세, 국내 건설 경기 부진 장기화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 정부의 철강 산업 구조조정(조강 생산량 감축) 및 경기 부양책 추진, 국내 특수강·봉강 반덤핑(AD) 제소에 따른 불공정 무역 행위 제재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철강 및 특수강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국내 정부의 K-스틸법 추진에 따른 국내 철강 업황 개선 역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불황 속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을 통해 시장 경쟁력 및 수익성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항공·우주·방산 시장 공급망 내 특수금속 소재 주요 공급사로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 국내 자회사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 간 통합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특수합금 소재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올해 하반기 미국 특수합금 생산법인(SeAH Superalloy Technologies, SST)의 성공적인 상업 생산 안착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세아항공방산소재 신공장(창녕공장) 신규 투자를 적기에 진행해 글로벌 신규 수요 창출 및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SST가 설립되는 텍사스는 지리적으로 주요 우주·방산 기업들과의 공급망 연계 및 인력 수급에 유리하다. 텍사스 인근에는 록히드마틴, 스페이스X 등 우주·항공 관련 기업들이 위치해 있어 사업적으로 연관성이 높다.
세아항공방산소재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 보잉과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소재 공급을 위한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26년부터 항공기 동체·날개용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소재를 보잉에 공급하게 된다. 이번 장기공급계약은 세아항공방산소재가 경남 창녕군에 건설 중인 2300t 규모 알루미늄 소재 신공장의 생산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26년 1분기는 고철·니켈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을 판가에 반영하면서 49.9%의 영업이익 증가가 점쳐진다”며 “하반기는 특수강 반덤핑 정책 효과와 SST 법인의 상업 가동이 맞물리며 이익의 구조적 성장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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