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서 손 잡다.. 일본 자동차, 전기차 시대 생존 위한 통합

왼쪽부터 오사키 아쓰시 스바루 대표이사 사장, 후지누키 테츠오 스바루 전무이사, 사토 코지 토요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나카지마 히로키 토요타자동차 부사장, 모로 마사히로 마쓰다 대표이사 사장, 히로세 이치로 마쓰다 전무이사.


중국 전기차 기업 BYD가 세계 자동차 시장을 맹렬하게 질주하며 일본 자동차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8월 23일 기준 BYD는 올해 2분기 글로벌 판매량 기준 세계 7위 자동차 제조업체에 등극하며 닛산과 혼다를 제쳤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모델로 무장한 BYD의 전기자동차(EV)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반면, 일본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며 전기차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이 다소 느렸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투자를 바탕으로 전기차 생태계를 조성한 중국과 달리, 일본은 여전히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중심의 생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을 주름잡던 일본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큰 시련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의 거센 추격과 전 세계적인 친환경 트렌드에 직면하여 일본 자동차 업계는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바로 기업간 통합이다.

일본 자동차 업계, 두 개의 진영으로

먼저 토요타 진영은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토요타를 중심으로 다이하츠, 스즈키, 스바루, 마쓰다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오랜 기간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 왔다.

이에 맞서는 닛산, 혼다, 미쓰비시 진영이 있다. 오랜 경쟁 관계를 유지해 오던 닛산, 혼다, 미쓰비시가 전기차 시대를 맞아 공동 대응을 위해 손을 잡았다. 이들은 기술 개발, 부품 공유, 공급망 공동 활용 등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한다.

통합의 이유, 전기차 시대 생존을 위한 선택

일본 자동차 업계가 통합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있다.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전기차 산업을 빠르게 성장시켰고, BYD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모델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일본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또한,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의 잇단 등장도 일본 자동차 업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더 이상 개별적으로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통합을 선택했다.

혼다와 닛산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플랫폼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혼다

기술 개발, 부품 공유, 공급망 공동 활용

닛산, 혼다, 미쓰비시의 통합은 단순한 제휴를 넘어 기술 개발, 부품 공유, 공급망 공동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기술, 자율주행 기술 등 핵심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여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기술력 향상을 기대한다. 또, 공통 부품을 개발하고 공유하여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여기에 공급망을 공동으로 활용하여 구매력을 높이고, 부품 수급 안정성 확보를 모색한다.

통합 이후.. 어떻게

닛산, 혼다, 미쓰비시의 통합은 일본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인 전망으로는 기술 개발 속도 가속화가 있다. 공동 개발을 통해 전기차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경쟁력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도 큰 기대요인이다. 부품 공유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에게 더욱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통합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 각 기업의 고유한 기업 문화가 충돌하여 통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복잡한 의사 결정 구조로 인해 의사 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기술 종속 위험의 증가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정태 글로벌모터즈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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