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韓商] ⑤ 싱가포르 '태권도 전도사' 김종윤 대표
베트남까지 확장해 100개 설립 목표…"태권도, 한국이 세계에 준 가장 큰 선물"
(여수=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싱가포르와 베트남에 태권도장 100개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싱가포르에서 한국인 최초 태권도장 '일도(一道) 태권도'를 연 김종윤 ILDO PTE LTD 대표의 포부다. 그는 국기원 공인 태권도 5단의 사범이다.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싱가포르 지회장을 맡은 김 대표는 현재 부킷티마, 웨스트코스트, 베독 등 3곳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2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도는 국가와 인종, 언어는 다르지만,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한길을 함께 간다는 뜻"이라며 "육체적 운동만 하는 태권도가 아닌 인성을 통한 건강을 증진한다는 정신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27∼30일 여수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월드옥타와 연합뉴스가 주최하는 제26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참가차 고국을 찾았다.
'건강한 사람들이 모여서 성공된 사회를 이룬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는 그의 도장에는 1천 명이 넘는 수련생이 태권도를 연마하고 있다. 그는 태권도는 3살부터 99살까지 누구나 배울 수 있다고 홍보한다.
실제 그의 도장에서는 78살의 린소 할머니가 수련하고 있다.
특히 린소 할머니는 현재 싱가포르 시니어 사회에서 '태권도 아이콘'으로 떴다. 걷지도 못하던 그가 태권도 훈련을 통해 걷게 된 것은 물론 지금은 발차기와 지르기 등 태권도 품새를 정확하게 선보이고 있다.
"태권도를 통해 건강과 용기를 얻었다"고 말하며 싱가포르 시니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린소 할머니는 현지 방송뿐만 아니라 미국 매스컴에도 대서특필됐다.
김 대표는 "린소 할머니 덕분에 시니어 50여 명이 도장에 나오고 있다"며 "일도 태권도장은 싱가포르에서 '인성교육 실현의 장', '건강한 체력단련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시스터 린다(68) 수녀도 일도 태권도장의 스타다. 그는 2022년 고양시 세계 태권도 품새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시니어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싱가포르 내 태권도장은 300여 개, 이곳에서 수련하는 인구는 3만여 명이다. 한국인 운영 도장으로는 일도가 가장 크다.
일도 태권도장에서는 김 대표를 비롯해 한국인 사범 6명, 현지인과 베트남 출신 사범 9명 등 15명이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김 대표는 "메달 따는 교육이 아닌 인성교육을 앞세운 도를 가르치고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도장을 찾는 현지인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며 "엔데믹으로 싱가포르 여러 곳에서 도장 개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주춤했지만, 베트남 호찌민의 2곳 도장도 조만간 문을 열 계획이다.
린소, 시스터 린다 할머니 등 시니어 18명은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강원도를 방문했다. 김 대표는 '제1회 시니어코리아태권도 투어'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이끌고 방한했다.
춘천에서 훈련했고, 김 대표와 린소, 시스터 린다 할머니는 그간의 공헌을 인정받아 국기원으로부터 표창장도 받았다.
특히 린소 할머니는 평소 보고 싶었던 2012년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이대훈 전 태권도 선수를 만나는 깜짝 이벤트에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경기도 고양시 원당 출생인 그는 일본에서 공부한 뒤 성균관대에서 경영전문석사(MBA) 후 태권도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2004년 싱가포르에 날아갔다.
"태권도는 대한민국이 세계인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말하는 그는 "태권도인들이 전문적인 지도는 잘하는데 비즈니스 쪽은 약하다"며 "태권도가 싱가포르에서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감히 그곳에 갔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 국가대표 시범단 감독(2015~2018년)으로 활동했다.
2010년 각국 국제학교가 몰려있는 '교육타운'인 부킷티마에 일도 태권도장을 열면서 '일도 태권도 시범단'도 창립했다. 단원 30명으로 구성된 시범단은 싱가포르 여러 행사에 초청돼 시범을 보인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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