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안타 제조기’였는데..부상+부진 최악시즌 보낸 비셋, 내년 반등할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비셋이 최악의 시즌을 마쳤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9월 20일(한국시간) 유격수 보 비셋을 부상자 명단(IL)에 등록했다. 지난 18일 경기에서 불규칙 바운드에 오른손 중지를 맞은 비셋은 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했고 19일부터 소급 적용되는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토론토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는 오는 3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산술적으로 IL에서 최소 등록기간만 머물 경우 시즌 최종전에 출전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열흘만에 골절에서 회복해 실전 경기에 나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비셋은 이번 부상으로 2024시즌을 마무리했다.
선수 입장에서도 구단 입장에서도 다소 갑작스러운 마무리였다. 비셋은 지난 7월 중순 종아리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18일 경기는 그 복귀전이었다. 비셋은 부상 복귀전에서 또 다른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됐다.
여러모로 최악의 시즌이었다. 비셋은 올시즌 81경기에 출전해 .225/.277/.322, 4홈런 31타점 5도루를 기록했다. OPS는 0.598. 이는 올시즌 빅리그에서 300타석 이상을 소화한 274명의 타자 중 261위의 기록이다. 그나마 0.3을 기록한 f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231위로 OPS보다는 순위가 높았다. 그래도 수비력이 준수했던 덕분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최악의 부진이었다. 사실 비셋은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 중 한 명이었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한 비셋은 지난해까지 데뷔 첫 5시즌 동안 528경기에 출전해 .299/.340/.487 89홈런 312타점 51도루를 기록했다. 5시즌 비셋의 OPS 0.826은 해당기간 빅리그에서 2,000타석 이상을 소화한 109명의 타자 중 33위, 타율 0.299는 109명 중 6위였다.
2019-2020시즌 단 75경기만을 치른 비셋은 2021시즌부터 본격적인 풀타임 빅리거가 됐다. 2021-2023년 3시즌 동안 기록한 성적은 453경기 .298/.339/.476 73홈런 268타점 43도루, 555안타. 해당기간 빅리그에서 1,500타석 이상을 소화한 94명의 타자 중 타율 4위였고 해당기간 빅리그 전체 최다안타 3위였다.
지난 3년 동안 비셋보다 많은 안타를 기록한 타자는 프레디 프리먼(590H), 트레이 터너(559H) 단 두 명 뿐이었다. 비셋은 2021, 2023시즌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됐고 2021-2023시즌 3년 연속 MVP 투표에서도 득표에 성공했다. 2021-2022시즌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최다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비록 주력이 아주 빠른 편은 아니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볼넷이 적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비셋은 리그에서 가장 정교한 타자 중 하나였고 강력한 타구도 날리는 선수였다. 평균 타구 속도가 시속 90마일 이상이었고 강타비율도 45% 이상으로 리그 평균(36.5%)을 크게 웃돌았다. 리그 평균을 크게 웃도는 컨택율, 평균을 밑도는 헛스윙율을 유지한 비셋은 펀치력을 가진 '안타 제조기'였다.
하지만 올해 비셋은 완전히 무너졌다. 시즌 시작부터 처참했다. 3-4월 28경기에서 .213/.271/.306 1홈런 11타점 3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022시즌에도 시작이 부진했던 경험이 있었던 비셋인 만큼 5월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희망적인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비셋은 5월 한 달 동안 25경기에서 .280/.321/.410 3홈런 14타점을 기록해 잠시 반등하는 듯했지만 6월 종아리 부상을 겪으며 18경기 .194/.260/.269 3타점으로 다시 부진에 빠졌다. 7월에는 9경기 .129/.177/.194 2타점으로 더욱 성적이 처참해졌고 결국 종아리 부상으로 장기 결장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9월 두 달 만에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했지만 복귀전에서 다시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쳤다.
물론 올시즌의 부진이 비셋의 입지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비셋은 지난시즌에 앞서 토론토와 3년 3,360만 달러 연장계약을 체결했고 내년 시즌이 종료돼야 FA 자격을 얻는다. 부진은 올시즌 한 번 뿐이고 부상의 영향도 작지 않았던 만큼 다음 시즌 반등을 얼마든지 기대할 수 있다. 1998년생인 비셋은 아직 26세로 젊다.
토론토 전력의 중심에 여전히 서있는 선수고 나이도 젊은 만큼 시장가치도 크게 낮아졌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내년 시즌까지 부진이 이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아직 비셋에게는 1년의 기회가 더 남아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캐반 비지오, 바비 위트 주니어 등과 함께 유망주 시절부터 '빅리거 2세'로 큰 주목을 받은 비셋은 비록 게레로나 위트처럼 최고의 자리까지 근접하지는 못했지만 지난해까지 꾸준하고 안정적인 선수로 자리를 잡아왔다. 과연 올시즌 잠시 미끄러진 비셋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내년 시즌이 주목된다.(자료사진=보 비셋)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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