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회원명부 제출하라"...시민단체 "길들이기 의도"

신심범 기자 2023. 1. 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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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국 비영리민간단체의 등록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한다는 이유로 회원 이름과 연락처 등을 기재한 회원 명부를 요구해 논란을 빚는다.

행정안전부는 비영리민간단체를 대상으로 등록요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상 등록 단체 1만5533곳(지난해 9월 30일 기준)이다.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체는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는 조항에 강한 압박감을 느껴 제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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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등록요건 전수조사 논란
"보조금과는 별개" 선긋기에도
시민단체 "우호단체 선별작업"
부산시, 20일까지 제출 협조 공문

정부가 전국 비영리민간단체의 등록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한다는 이유로 회원 이름과 연락처 등을 기재한 회원 명부를 요구해 논란을 빚는다. 정부는 ‘민간단체 보조금 투명성 확보’ 기조와는 별개의 작업이라고 선을 긋지만, 시민사회는 정권에 우호적인 민간단체 선별을 위한 전초 작업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비영리민간단체를 대상으로 등록요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상 등록 단체 1만5533곳(지난해 9월 30일 기준)이다. 부산지역 단체는 917곳이 포함됐다. 다만 최근 3년 내 국가나 시·도 보조금을 받은 이력을 가진 단체와 비영리 공익활동지원사업에 참여한 단체는 제외됐다. 지난달 12일 행안부 협조 요청을 받은 부산시는 오는 20일까지 단체 현황을 모아 제출할 예정이다.

조사에서 행안부는 민간단체에게 회원의 개인정보를 기입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총회에 참석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회원 명부를 첨부하라는 것이다. 행안부가 제시한 자료 제출 서식은 회원의 성명·생년월일·주소·가입일·연락처를 기재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주된 사업 ▷등록요건 충족 여부 ▷말소 희망 여부 등을 써넣도록 했다.

지역 단체는 ‘지나친 요구’라며 반발한다. 회원 정보는 개인정보 보호 대상인 데다, 현행법상 행안부 등이 단체의 운영 상황을 점검할 수 있다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당수는 등록 말소 등 불이익을 우려해 자료를 제출했다.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단체는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는 조항에 강한 압박감을 느껴 제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행안부는 ‘민간단체 현황 최신화’가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등록 정보와 실제 사항이 다른 경우가 있어 이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현행법상 상시구성원 수 100명 등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려면 현행 명부와 대조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시민사회는 이번 조사가 민간단체 보조금 사업을 손보려는 현 정부의 기조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결국 단체와 구성원의 성격을 파악해 정권에 동조하는 곳을 선별해 보조금 혜택 등을 주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전 정권인 2021년 말 기획됐다. 보조금 문제와는 별개다”며 “회원 명부 제출은 강제하지는 않고 있으며, 미제출을 이유로 등록 말소 등을 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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