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전기차에 中 배터리…'삼원계 후발주자' 품질 논란 재연

벤츠 EQE 모델

벤츠 EQE 모델인천 청라지역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에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파라시스 에너지'(Farasis Energy·이하 파라시스)의 제품이 탑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던 중국산 CATL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아니라 생소한 배터리 브랜드의 제품이 적용됐다는 데 분개하는 분위기다. 

벤츠 EQE에는 글로벌 1위 배터리업체인 중국 CATL의 제품 탑재와 혼합해서 파라시스 제품이 적용됐다. 이번 사고 차량에는 파라시스의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배터리 역시 NCM 타입으로 상세 스펙은 알려진 게 없다.

벤츠가 EQE에 파라시스 NCM 배터리를 장착한 것은 2020년 7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벤츠는 파라시스에 4억 유로(약 6000억원)를 투자, 지분 3%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EQE를 포함한 전기차 라인업에 패러시스 배터리를 순차적으로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패러시스는 벤츠를 제외하면 크게 공급처가 많지 않다. 2009년 설립된 파라시스는 지난해 매출 23억2000만달러(약 3조1천800억원·점유율 1.8%), 출하량 15GWh(기가와트시)의 실적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이 배터리가 적용했던 중국 국영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지난 2021년 3월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전기차 3만여대의 리콜을 시행했다. 

실제 벤츠는 EQ 라인업에 탑재할 첫 번째 배터리 셀 샘플을 받고서 품질 문제를 지적하며 파트너십 존속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기차 라인업 출시 계획을 지키기 위해 벤츠와 패러시스는 품질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결국 2021년 EQE를 출시했다.

하지만 EQE는 출시 이후 전세계적으로 화재로 인한 고초를 겪었다. 지난해에는 미국 플로리다 주택 차고에 주차돼있던 EQE 350에서 화재가 발생, 차량이 전소하고 차고와 집이 크게 파손됐다. 미국 플로리다 세인트 존스 카운티 소방청에 따르면 당시 차량은 충전 중도 아니었고, 22시간 동안 차고에 주차돼 있다가 불이났다. 해당 차량은 두 달 전 미국에서 고전압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관련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이었다. 

삼원계 배터리는 리튬과 인산철로 양극재를 구성하는 LFP 배터리와 달리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혹은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Al)' 조합으로 구성하는 이차전지다. LFP 배터리보다 비싸고 안정성은 부족하지만 주행거리가 길고 에너지밀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수 벤츠 전기차 오너들은 벤츠가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원가 절감을 위해 CATL이 아닌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벤츠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