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하게 살아온 사람은 아끼는 법을 먼저 배운다. 그래서 무엇을 아껴야 하는지는 알아도, 무엇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지는 모른다.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은 한국 경제사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받지만, 그가 남긴 가장 중요한 통찰은 경영 전략이나 투자 원칙이 아니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었다. 그는 평생 돈을 벌었지만, 동시에 어떤 것들은 절대 아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노력의 양이 아니라 무엇을 아끼고 무엇을 쓰는지에 대한 판단력에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1. 사람에게 쓰는 건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이병철 회장은 사업은 결국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를 채용할 때 망설이지 않았고,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계산하며 주저하지만, 그는 사람에게 쓰는 돈을 비용이 아니라 기회로 봤다. 좋은 사람을 아끼면 관계가 메말라지고, 성장의 동력도 함께 사라진다. 실제로 그는 능력 있는 직원에게는 파격적인 대우를 했고, 필요한 인재라면 여러 차례 설득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사업 초기 자금이 부족했던 시절에도 핵심 인력의 급여만큼은 절대 밀리지 않았고, 그들이 불편함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하느냐다. 탁월한 성과는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그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자리, 의미 있는 관계를 이어가는 시간에 대해서는 그 어떤 투자도 아깝지 않다고 여겼다.

2. 배움에 인색한 사람은 결국 도태된다
이병철 회장은 모르는 것을 숨기거나 체면을 차리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그는 아는 척하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고 말했다. 기업인으로서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산업을 공부했고, 모르는 분야가 있으면 전문가를 찾아가 질문했다. 삼성이 전자산업에 진출할 당시 그는 이미 60대였지만, 반도체와 전자공학을 처음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책을 사고, 전문가를 초빙하여 공부하고, 해외 공장을 탐색하며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배움은 학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계속 새로 배우고, 묻고, 확인하는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소극적이 되지만, 그는 정반대였다. 시대가 바뀌면 필요한 지식도 바뀌고, 어제의 성공 방식이 오늘도 통한다는 보장은 없다. 끝까지 배우는 사람만이 판이 바뀌어도 살아남는다. 그래서 그는 책을 사는 데, 교육에 투자하는 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데 절대 망설이지 않았다. 배움에 대한 투자는 그 무엇보다 확실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자산이었다.

3. 돈을 쓰는 방식이 결국 그 사람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병철 회장은 돈을 모으는 법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쓰느냐는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사람, 좋은 경험, 좋은 기회에 쓰는 돈은 절대로 아끼지 않았다. 사업 초기에도 필요한 장비와 시설에 대한 투자는 과감했고, 직원 교육과 연구개발에 대한 지출은 아깝지 않았다. 반면 불필요한 사치나 과시적 소비에 대해서는 철저히 절제했다. 돈을 아껴야 할 곳은 소비이고, 돈을 아끼면 안 되는 곳은 성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해 정작 중요한 곳에는 돈을 쓰지 못하고, 의미 없는 곳에 돈을 낭비한다.

그는 돈은 쓰는 사람이 결국 이긴다고 말했다. 다만 어디에 쓰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성장으로 이어지는 지출은 언젠가 몇 배가 되어 돌아오지만, 소비로 끝나는 지출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일에는 주저 없이 돈을 썼다. 결국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는 돈의 양이 아니라 돈을 쓰는 방식에서 갈린다. 아껴야 할 것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이병철 회장이 평생 실천하고 후대에 남긴 가장 값진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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