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빈손 만찬' 두고 옥신각신...한동훈 "성과는 밥 먹은 것" 친윤 "고기 먹였더니 소금 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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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빈손 만찬'을 놓고 '네 탓' 공방만 하며 불협화음을 냈다.
부담을 느낀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한 대표·추 원내대표 간 '3자 회동'을 역제안했지만 한 대표가 독대를 주장하며 불발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추가 독대'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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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 “한 대표 말할 기회 있었는데도 안 해”
윤·한 바닥 관계 확인 “최후 만찬 될 수도”
친한계 일각 “서로 너무 잘 알아, 극적 화해 가능”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빈손 만찬'을 놓고 '네 탓' 공방만 하며 불협화음을 냈다. 친한동훈계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인사말조차 못하게 했다"고 폭발했고, 친윤석열계는 "기껏 고기를 대접했더니 대통령 얼굴에 소금을 뿌리고 갔다"고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갈라지고 깊어진 갈등 속,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동훈 패싱당한 것" "이야기 꺼낼 기회 충분했는데"
친한계 내에선 '한 대표 패싱' 논란까지 불거질 정도로 불만의 강도가 강했다. "한 대표가 말을 할 기회가 아예 없었다"(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는 지적에 "뭘 화기애애라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김종혁 최고위원)는 얘기가 더해졌다. 만찬 자리에서 건배사나 인사말을 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통령실이 의도적으로 한 대표를 배제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실제 집권여당 대표가 전 국민이 주목하는 자리에서 마이크조차 잡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대표도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찬의 성과는 저녁을 먹은 것"이라며 "현안에 대한 얘기가 나올 만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이어 "대통령실도 중요한 문제에 해법을 찾으려는 생각은 아마 저랑 같을 것"이라며 의정 갈등 해법과 추석 민심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대화를 하자'고 촉구했다.
친윤계도 불만스럽긴 마찬가지다. 다만 불만의 대상이 달랐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만찬에 대한 부정적 평가에 대해 "(친한계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기 관점에서 한 것"이라며 "(화기애애했다는) 대통령실 브리핑이 제일 정확하다"고 반박했다. 만찬에 참석한 김재원 최고위원도 MBC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을 마주 보고 앉아 (현안) 이야기를 꺼낼 기회는 충분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멍석이 깔린 상태에서 본인 스스로 발을 빼놓고, '뒤늦게 딴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윤·한 바닥 관계 확인 “최후 만찬 될 수도”
독대 무산을 둘러싸고도 '네 탓'의 뒷얘기가 무성하다. 친윤계에 따르면 한 대표 측은 대통령실에 독대를 요청하며 ‘30분 이상 대화’ ‘김건희 여사 문제 논의’ 등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부담을 느낀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한 대표·추 원내대표 간 ‘3자 회동’을 역제안했지만 한 대표가 독대를 주장하며 불발됐다는 것이다. 반면 한 대표 측은 ‘긴밀한 대화’를 위해 수차례 대통령실에 독대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추가 독대’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윤계에선 "한 대표가 언론플레이를 고수하면 어제 만찬이 최후의 만찬이 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 대표는 전날 만찬이 끝난 후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귓속말로 독대를 다시 요청하며 ‘독대를 요청한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했다고 한다. 검사 시절을 포함해 20여 년을 함께한 양측 사이가 이미 '제3자 귓속말'을 통해 만나야 할 정도가 됐다는 얘기다.
다만 두 사람의 관계 회복 가능성에 대해 당내 전망은 엇갈린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양측의 신뢰가 바닥을 친 것 같다"며 "정치적 입장과 스타일이 너무 달라 관계가 회복될지 미지수"라고 했다. 반면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오랫동안 대차게 싸우고 화해해왔던 사이"라며 "국정운영을 위해 서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계기만 마련되면 극적 화해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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