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헬스케어 상장'에 베팅한 스틱인베스트먼트…이번엔 성공할까 [넘버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차바이오텍에 1200억원을 투자했다. 교환사채(EB) 매입 방식이며 교환 대상은 차헬스케어 보통주다. 사실상 차헬스케어에 투자한 셈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차헬스케어가 기한 내 상장하는 조건으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바이오텍이 수년간 차헬스케어 상장을 추진해온 가운데 이번 투자 유치로 상장에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차바이오텍은 무기명식 이권부 사모 EB 1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발행 대상은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스틱스트레티직크레딧 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다. 자금조달 목적은 '미국 내 사업 운영, 호주 및 아시아 클리닉 사업 확장'이다.
교환 대상은 차바이오텍이 보유한 차헬스케어 주식 439만5604주(지분 27.43%)다. 교환가액은 2만7300원으로 표면이자율은 1.0%다. 사채만기일은 오는 2029년 12월20일이며 만기이자율은 9.0%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이번 거래를 위해 설립한 스틱스트레티직크레딧 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는 이달 10일 121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MG새마을금고 등이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했으며 스틱인베스트먼트도 60억원을 투입했다.
차헬스케어는 차바이오텍의 자회사로 2013년 차바이오텍에서 물적분할됐다. 병원 개발 및 투자, 경영 관련 컨설팅 용역, 해외 병원 운영 등이 주요 사업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012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싱가포르메디컬그룹(SMG)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차바이오텍은 올 8월 오딘제7차 유한회사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차헬스케어 지분을 55.60%에서 72.76%까지 끌어올렸다. 오딘제7차는 미래에셋자산운용 PE부문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2017년 차헬스케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 34.46%를 확보했다.
차바이오텍과 오딘제7차는 2022년 주주간계약을 변경하면서 상장을 조건으로 한 풋옵션 조항을 추가했다. 차헬스케어가 2023년 5월까지 상장에 실패하면 보유한 지분 절반, 올해 5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나머지 절반에 대해 각각 풋옵션을 행사하는 조건이다. 결국 기간 내 상장이 좌절되면서 1차 조건 물량을 '대신-Y2HC신기술투자조합'과 'IMM KIS Advance제2호펀드' 등 9개사가, 2차 조건 물량을 차바이오텍이 각각 매입했다.
차바이오텍은 대신-Y2HC신기술투자조합과 IMM KIS Advance제2호펀드 등 9개사와도 주주간계약을 맺으며 '거래종결일(2023년 8월3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날부터 3개월이 되는 날마다 대상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즉 2025년 중순부터는 이들도 차바이오텍에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차바이오텍은 이번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자금 회수를 위해 2027년까지 차헬스케어를 상장하기로 했다. 오상훈 전 차헬스케어 대표는 2023년 3월 진행한 기업설명회(IR)에서 2024~2025년 중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차바이오텍으로서도 더는 차헬스케어 상장을 미룰 수 없다.
차바이오텍은 아직 구체적인 IPO 일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2026년까지 상장을 완료할 방침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2026년 차헬스케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상장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한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