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자레인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엄마는 어릴 적 내게 전자레인지를 절대 쳐다보지 말라고 했다.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몸에 안 좋기 때문에 가까이 가서도 안 된다고 했다. 전자파 차단을 위해 전자레인지에 금색 스티커도 붙였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말을 믿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궁금들이 들었다. '전자레인지의 전자파가 정말 몸에 안 좋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왜 전자레인지로 많은 음식을 조리해 먹을까?' 그로 인해, 본격적으로 전자레인지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발견한 사실은 "전자레인지는 생각보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다.

- 한 줄 요약 : 전자레인지가 정말 인체에 유해한지 알아보자.

2. 전자레인지는 어떤 원리로 작동할까?
전자레인지는 전자기파의 한 영역인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물체를 데우는 기계이다. 마이크로파는 라디오파보다 에너지가 크고, 적외선보다는 에너지가 작은 전자기파이다. 이는 전자기포, 레이저, 내비게이션, 통신 등에도 사용되며, 비용도 저렴하고 인체에 무해하다.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가 물체를 데운다.

마이크로파는 1940년 영국 버밍햄 대학의 과학자였던 해리 부트와 존 란달이 개발한 '마그네트론'이라는 발명품과 함께 세상에 나온다. 마그네트론은 인간이 임의적으로 마이크로파를 만들 수 있게 해 준 기계 장치이다. 원래 마이크로파는 주로 군수산업의 레이더로 사용되었었다. 그러던 와중, 미국 방위 산업체 '레이시온'사에서 일하던 퍼시 스펜서에 의해 전자레인지가 발명되었다. 그는 마그네트론에서 발생되는 마이크로파가 수분의 온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아이디어를 이용해 탄생한 발명품이 바로 전자레인지다.

마이크로파는 수분을 빠른 속도로 진동시킨다. 따라서, 진동 과정에서 열이 발생에 물체가 뜨거워지는 것이다. 즉, 마이크로파는 그 자체로 열을 발생하거나 전달하는 게 아니다. 단순히 음식안에 들어있는 물분자를 빠르게 진동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 한 줄 요약 :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가 수분을 진동시키며 음식을 뜨겁게 만든다.

3. 전자레인지는 인체에 유해할까?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우리 몸에 유해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일까? 앞서 설명했듯이, 마이크로파는 수분을 진동시켜 뜨겁게 만든다. 여기서 괴담이 탄생하게 된다. 우리 몸은 뇌척수액이나 혈액 등 수많은 물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즉,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가 우리 인체의 수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부터 이런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우리 몸에 있는 수분도 마이크로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괴담이 탄생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우리 몸에 그다지 해롭지 않다. 해당 전자파가 우리 몸의 유해한 영향을 미치기에는, 한참 적은 양의 전자파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자레인지 전파 에너지는 대체로 전자레인지 안에 갇혀 있다. 일부 누설되는 전자파의 세기는 안전규정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 한 줄 요약 :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의 세기는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다.

4. 전자레인지를 둘러싼 수많은 궁금증
(1) 전자레인지 조리 음식은 몸에 안 좋다?
사실이 아니다. 전자레인지로 조리를 하더라도 영양소 파괴는 일어나지 않는다. 영양소 파괴는 음식물의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거거나, 자외선과 같은 파장을 받을 때만 일어난다.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인 마이크로파의 주파수로는 영양소 파괴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더라도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 전자레인지 근처에 있으면 해롭다?
이 또한 사실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전자레인지의 전파 에너지는 주로 그 안에만 갇혀 있다. 일부 누설되는 전자파의 세기는 안전규정 이하다. 하지만 안에 아무것도 없이 전자레인지를 돌리거나, 혹은 아주 소량의 음식물만 들어 있는 경우에는 유해할 수 있다. 수분이 없으면 전파가 흡수되지 않아, 누설되는 전파의 세기가 기준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자레인지가 낡아 고장이 난 경우에도 유해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주 가까이서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걸 쳐다보면, 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마이크로파가 눈이 가지고 있는 수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자레인지가 작동될 때는, 적어도 30cm 간격을 두고 쳐다보는 것이 좋다.

(3) 전자파는 인체에 아예 무해하다?
강한 전자파는 위험하지만, 가전제품 등에서 나오는 약한 전자파는 위험하지 않다. 현재까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고 있는 전자파는 매우 미약한 정도이다. 이는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약한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경우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즉 약한 전자파라도 오랫동안 노출될 시,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4) 숯, 선인장, 전자파 차단 스티커는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효과가 없다. 국립전파연구원에서 연구한 결과, 숯과 선인장 그리고 전자파 차단 스티커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선인장은 대부분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전자레인지에서 방출하는 전자파를 부분적으로 흡수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전자레인지 전체를 선인장으로 막아야 한다. 전자파는 거리에 따라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 한 줄 요약 :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인체에 그다지 해롭지 않다.

* 참고자료
(1) 전자레인지, 인체에 유해하다? - YTN 사이언스
(2) 전자레인지가 암 유발한다? 전자파 속설의 참과 거짓 – YTN 사이언스
(3) 전자파는 몸에 해롭다? 전자레인지 괴담의 진실 – JTBC
(4) 전자레인지는 어떻게 음식을 데우는 걸까? - 과학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