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백룸'에서도 사람들은 길을 잃었다

인터넷 도시전설에서 페이크 다큐 영상화, 그리고 영화로까지 이어진 백룸.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이 공간에 현실 사람들도 길을 잃었다.

A24가 제작하는 영화 '백룸(Backrooms)'이 5월 29일 개봉을 앞두고 멕시코 코믹 콘 익스피리언스에서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이번 영화는 2019년 인터넷에 올라온 괴담을 케인 픽셀즈(Kane Pixels)가 영상화하며 큰 주목을 받은 동명의 크리피파스타 백룸을 원작으로 한다. 케인 픽셀즈는 2022년 짧은 이야기 하나만 있었던 글을 블렌더 등 3D 소프트웨어로 재현하고자 했다. 그는 이후 파운드 푸티지 형식의 단편으로 백룸 시리즈를 올리며 큰 주목을 받았고, 시리즈는 현재 2억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백룸이 큰 인기를 끌자 해당 소재를 활용한 게임이 다수 출시됐고, 비슷한 크리피파스타 역시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특히 이번 백룸 영화화는 케인 픽셀즈가 직접 설정한 엔티티, Async 시설의 연구 등 더 컴플렉스 설정으로 제작됐다.

제작진은 이번 영화를 더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해 실제 3만 평방피트 규모의 백룸 세트를 직접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농구장 6개 정도의 크기다. 현대 영화 제작이 CGI가 일반화된 만큼, 근래 호러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규모의 물리적 세트를 지은 셈이다. 또한 기괴한 분위기의 벽지 제작만도 50차례 이상 샘플 테스트가 진행됐다. 직접 걸어다닐 수 있는 세트 규모, 여기에 방향을 알 수 없는 특유의 배경이 더해지며 일부 스태프는 촬영 중 길을 잃기도 했다.

이러한 현실적인 세트 구현과 제작진의 노력에 쟁쟁한 배우진 역시 작품의 높은 완성도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신이 운영하는 가구점 지하에서 백룸으로 빠져드는 주인공 클라크는 '노예 12년'으로 BAFTA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치웨텔 에지오프가 맡았다. 그를 찾아 나선 심리 치료사 메리 클라인 박사 역은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레나테 레인스베가 연기한다. 여기에 제임스 완과 숀 레비, 오스굿 퍼킨스 등도 제작에 참여한다.

한편 이번 영화는 백룸의 영상화로 큰 인기를 모았던 케인 픽셀즈가 케인 파슨스라는 본명으로 직접 연출을 맡았다. 올해 스무살인 케인 파슨스는 A24 역사상 최연소 장편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A24는 작가 비전과 비교적 높은 접근성을 바탕으로 한 명작들을 숱하게 선보이며 근래 가장 주목받는 영화사로 독자적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백룸은 5월 29일 북미에서 개봉 예정이며 6월 국내 개봉 역시 예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