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기자동차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적 충전인프라의 구축과 운용

최웅철 국민대 교수

지난해 후반기부터 다소 주춤해지는 전기자동차 판매 동향과 관련하여 전기자동차 관련 산업군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각국 정부들의 보조금 정책이 수정 또는 보완되면서 새로운 전기자동차의 구입시기를 저울질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으며, 또한, 새롭게 확인되고 있는 채산성을 갖춘 대규모 리튬 광산들의 개발 관련 소식들을 들으면서, 보다 더 저렴한 가격의 전기자동차를 기대해 보는 심리적인 요인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달 발표된 블룸버그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의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몇 년과 대비하여 그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수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대해서는 아무도 다른 의견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다양한 주변 상황들, 다시 말하면, 국제 경제 상황과 지정학적 갈등 등에 따르는 문제들에 따라 성장 속도가 변할 수는 있으나, 모든 인류와 생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기후변화의 심각한 추세를 지연시켜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 블룸버그 NEF

전기자동차의 지속적인 생산과 보급을 위하여 반드시 만족시켜야 할 한 가지를 꼽으라면 역시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최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편의성이란 여러 가지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다. 전기자동차의 가격과 안전성, 시간적으로 제한적이기는 하나 정부의 보조금 정책,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의 적절한 구축 등을 모두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 중에서, 최근 추가로 발견되고 있는 리튬 광산들과 보다 더 안전한 배터리들의 연구개발 등을 통하여 전기자동차의 가격과 안전성 문제들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이러한 문제들이 기업들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 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적인 보조금 지원 역시, 정책 방향의 결정과 전 세계 국가들 간의 공조를 통한 추진 문제이므로 적절한 수준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여러 요인 중 가장 어려운 문제는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의 효과적인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위한 주유소들을 구축하기 위하여 보낸 시간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초기 등장과 함께 많은 시간을 갖고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전기자동차의 경우 충전 인프라의 구축이 매우 급격히, 다소 인위적인 형태로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경우 그 충전 시간이 길게 요구된다는 단점과 함께, 실제로 전기자동차 사용자들 조차도 어떤 형태의 충전 인프라가 가장 편리할 지에 대해 여전히 잘 모르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만큼 우리는 아직 전기자동차의 사용에 익숙하기 않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충전 인프라의 전략적인 구축을 위해 많은 사용자들과 연구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이유, 즉 아직 잘 모르겠다는 이유 때문인 것이다. 지금까지 다양하게 연구된 결과를 보면, 차량을 오랜 시간 동안 주차해야 하는 경우에는, 예를 들면 주거지 또는 업무 시설 등, 천천히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는 완속 충전기 또는 초저속 충전기를 가능한 한 여러 대 설치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급속 충전기의 설치는 오히려 사용자들 간의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왜냐하면 급속 충전기 사용 중 충전이 완료되면 차량을 반드시 이동시켜야 하는데, 집에서 잠자다 나오기도 힘들고, 한참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가 주차장으로 달려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이러는 와중에 기다리던 다른 전기자동차 사용자와 다툼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차량을 잠시만 주차할 경우, 다시 말하면 최대한 빠른 시간에 충전을 완료하고 다시 출발해야 하는 경우에는, 예를 들면 고속도로 휴게소나 시내 공공충전소 등, 당연히 고속 충전기의 설치가 필요한 것이다. 단순히 몇 기의 고속 충전기가 아니라, 많은 수의 고속 충전기를 설치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장소가 도시의 여기저기 모든 곳에 필요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전략적인 위치에 대형의 충전소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다 더 안전한 전기자동차를 위한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하여 충전기와 전기자동차 사이에서 충전되고 있는 배터리의 상태정보를 더욱 상세히 주고받으면서 그 정보들을 분석하여 전기자동차의 다양한 문제들을 지속해서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자세한 상태정보의 교환과 자료구축은 화재 예방 등을 포함한 많은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기초정보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충전 인프라의 효과적인 유지보수가 지속해서 이루어져야만 사용자들이 항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기존에 존재하는 차량정비업체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기자동차의 등장은 차량정비업체에게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였는데, 전기자동차의 경우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소모품과 경정비 등의 요구사항들이 현저히 감소하면서, 정비업체들의 존폐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여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자들과 기존 정비업체들의 협력을 통하여 충전 인프라의 유지보수 분야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구조로 활성화한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도 유리하고, 관련된 많은 기업들 사이에서도 서로 보완 및 협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하여 지속적인 전기자동차의 보급을 이루어 내고, 궁극의 목표인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