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후보자 전과기록 자세한 검증 필요하다

최미화 기자 2026. 5. 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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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후보자들의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후보자들의 면면과 함께 전과기록도 속속 공개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공개 방식만으로는 유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제대로 검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지역 예산과 인사, 개발사업, 주민 안전과 복지 등 시민의 삶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리다. 그럼에도 정작 유권자에게 제공되는 정보는 지나치게 제한적이다. 지방선거일수록 후보자의 전과기록을 보다 상세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최근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전과 기록을 두고 음주 폭력 사건인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차이인지 논란도 같은 맥락이다. 선관위 기록에는 96년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법률위반과 공무집행방해죄로 벌금 300만원을 받은 것으로만 등록돼 있어 유권자 입장에서는 단순 폭력 사건인지, 정치적 충돌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인지 판단할 수가 없다.

대구·경북도 예외가 아니다. 선관위 기록에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199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는 90년 국가보안법 위반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으로 징역 1년6월을, 2017년 정당법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국민의힘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는 99년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고 신고했다.

대구에서는 9개 구·군 기초단체장 후보 20명 가운데 8명이, 경북에서는 22개 시·군 단체장 후보 61명 가운데 25명이 전과를 선관위에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숫자다. 현재 공직선거 후보자의 전과기록은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된 경우에 한해 공개된다. 그것도 유권자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직접 접속해 찾아봐야 한다. 공개 내용 역시 범죄명과 형량, 확정일자 정도에 그친다. 범죄가 어떤 경위로 발생했는지, 피해자는 있었는지, 피해 회복이나 사과는 이뤄졌는지, 이후 재범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 유권자가 실제로 판단에 참고할 핵심 정보는 빠져 있다. 정보가 제한되다 보니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나 과장된 정치공세가 선거기간 내내 나도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전과 유무'가 아니라 그 내용과 맥락, 그리고 이후의 태도다. 단순 범죄명만 나열하는 방식으로는 유권자가 후보자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자의 범죄가 단순 실정법 위반인지, 공직 윤리와 직결되는 문제인지, 폭력성과 도덕성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던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 권리가 있다. 지방권력은 인허가·예산·계약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권한을 행사하는 만큼 공직자의 준법성과 윤리성 검증은 중앙정치 이상으로 중요하다.

최소한 선거공보와 선관위 공개자료에 범죄 경위와 해명, 피해 회복 여부, 재발 방지 노력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담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전과기록 공개가 과도한 인신공격이나 정치공세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공직을 맡겠다고 나선 사람이라면 자신의 과거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검증받을 책임 역시 피할 수 없다. 유권자의 알 권리는 민주주의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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